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티븐 Nov 01. 2024

브라맛 #20 막국수

고기리막국수 (용인 수지)

보통 막국수라 하면 메밀을 거칠게 갈아 뽑은 면으로 만든 국수다.

사실 춘천이나 봉평과 같이 메밀 주산지를 필두로 해서 알려진 음식이지만, 강원도에선 심심치 않게 그냥 먹는 국수, 뽑는 대로 바로 먹는 국수라는 뜻으로 막국수라 부르기도 한다.

헌데 이름의 뜻이 무엇이 중요하랴. 막국수는 이미 삶은 상태의 양념장, 김치, 오이, 육수, 동치미 등 다양한 재료로 어우러지게 차려 다양한 막국수로 파생되었고 우리 생활에서는 없어선 안될 별미 중의 별미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이 집은 '웨이팅은 기본'이라는 것이 현실일 지경. 한 번도 가자마자 들어가 본 적 없는 웨이팅 30분 디폴트 맛집. (공략법에 대해서는 말미에 다루겠다.)


오늘은 날 이 집으로 6년 전 인도하신 현중형님과 또 둘이 가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번개를 쳤고 형님도 좋아하는 음식이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조금의 망설임 없이 함께 했다.


자 우선, 

식사 전후 액티비티
획고: 163m, 거리 21.27km. 월간 누적거리: 722.7km
소모칼로리: 550kcal
라이딩 러닝 타임: 1시간~1시간 10분
주요 코스: 죽전 - 구미교 - 동천 - 고기리 - 리버스 왕복
기온: 최고 19도, 최저 11도, 출발온도 18도
날씨: 맑음
바람: 남풍 1ms
미세먼지: 좋음, 초미세먼지: 좋음, 자외선: 보통
복장: 지로 헬멧, 타미힐피거 셔츠, 케네스 콜 카고팬츠, Rapha 고글, 스파이더 얼반 슈즈

비가 내리고 난 뒤의 다음날이라 바닥엔 또 흙이 많다. 동천으로 이어지는 탄천길엔 흙도 많이 쌓여있고 곳곳 유리가 잔존하고 있을지 몰라 노심초사 긴장하면서 간다. 탄천변 길을 걷는 이들에겐 '고맙습니다'를, 잠시 동천에서 고기리까지 공도에선 나를 피해가 주는 차에게 좋아요 제스처를 보낸다. 모두들 그럼 반응이 유순해진다. 사람도 차도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서로 여유감을 가지면 충분히 행복한 라이딩 길이다.


고기리막국수에 도착해 주차를 하려 보니 주차관리원만 두 분이 나와 계시고 이 분들께 말씀만 잘 드려도 알아서 잘 보관해 주실 듯. 허지만 오늘은 여기서 조인한 형님의 차에 실어두고 식사와 커피.

고기리 막국수에 방문해서 미리 웨이팅을 걸어두신 형님 덕분에 편하게 밖의 고기리 풍경을 구경하며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또 웃으며 나누고. 바람에 이는 풍경은 우리의 담소를 고즈넉하게 도울뿐.




운동 중 리커버리를 위한 오늘의 맛집 - 고기리막국수 (용인 수지)

https://naver.me/xE1qgzTX


드디어 웨이팅 콜이 온다. 오늘은 15분 만에 입장했다. 웨이팅 기본 30분은 최소인 집에서 15분 만이라니. 주차관리원들께 여쭤보니 막 날씨가 추워져서 1시경에 오면 15분 정도면 입장한단다. 입장 순간 에스코트 하는 직원들의 자세부터가 친절이 자세에 빼곡히 묻어있다. 아무 부담 없이 몇 걸음 들어가 자리 잡는다.


면 내린 물이 우선 제공되고 심심한 그 맛은 잠시 들기름막국수가 나오기 전 긴장을 완화시켜 준다. 


드디어 기다리던 들기름 막국수가 나왔다.

막국수 아래 들기름이 웃고 있다. 풍미는 어디에서 나오겠는가? 우선 구수한 들기름 냄새부터 내 코를 휘어잡는다. 그리고 막국수 면 위엔 갓 갈아낸 깨와 바스락 거리는 조밀조밀한 김가루들이 자리 잡고 있다. 처음엔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그대로 취한다. 그리고 1/4 정도 남겼을 때 면내린 육수를 붓고 함께 즐기면 더 고소한 막국수를 즐길 수 있다. 


막국수에 웬 기름? 그것도 들기름? 궁금하신가? 자세한 설명은 이 피드를 잠시 읽어보시면 이해할 수 있다. 

https://m.blog.naver.com/yjkim228/223510287365


요식업계 대기업 회장님도, 만화가도, 또 많은 연예인들도 찾는 집인 만큼 여러 세대의 손님들이 들기름막국수를 즐기고 있다. (여름엔 물막국수 추천. 물, 비빔막국수의 경우 1인분 주문 후 추가 면도 주문 가능하고 물론 추가 면의 가격은 더 저렴 -반 값- 한데 양은 1인분 분량~)


그리고 이 집에서 빠지면 안 되는 그것. 우리들의 애정 메뉴. 수육 소자를 주문했다. 들기름 막국수와 함께 즐기기에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정갈한 맛이다. 


오시는 손님들 돌아가실 때 집에서도 즐겨보시라 O사와 협업하여 제작한 포장제품도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주문 가능)


내 알기론 이곳 쥔장들은 지금도 쉬는 화요일이면 전국 팔도 막국수 여행을 다니며 연구한다. 더 맛있는 막국수를 내어드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단 한 주도 쉬지 않고 돌아다니시는 모습이 존경스럽기까지 한 부부 주인장들. 


공략법: 가급적 오후 2시 30분 이후~ 3시 30분. (4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 국수 삶아 물 내리는 시간). 더운 초여름에서 한여름보다는 추워지는 요즘 같은 늦가을 이후에서 겨울을 공략하시길. 그럼 1시간 웨이팅 하는 고생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




자 다음 브롬톤 라이딩 맛집은 어디일까?





매거진의 이전글 브라맛 #19 옛날 돈가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