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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맛 #34 미나리육회비빔밥

갈속집 (수지)

by 스티븐

이제 피곤하면 몸에 티가 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젊었을 땐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리는 나이가 된 줄만 알았지 생애 전환기를 거쳐 몸이 고장 날 시간만 남아 있으니 잘 버티고 가꾸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술을 좋아하는 터라 그 경계를 잘 관리해야 하는데 또 놓쳐버렸다. 더불어 운동을 좋아하는 터라 더 잘 다스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한 마디로 강하게 반성하는 의미에서 수수방관이 아니었던가 싶다.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하면 '간을 조심해야 한다'

간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피곤'을 경험하게 된다.

피곤함 가운데에서도 잠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 '눈에 이상'이 온다.


중년이 되니 그 빈도가 느껴진다.

핑계를 좀 더 하자면 아울러 최근 일어났던 국가의 내란과 탄핵 사태 때문에, 따님의 기말고사로 대비로 인한 새벽 귀가에 잠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다.


두둥. 결국 신호가 왔다.


결. 막. 하. 출. 혈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27445&cid=51007&categoryId=51007

스크린샷 2024-12-17 오전 8.46.35.png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일반적 피부에 멍들면 붉거나 녹색이다가 제 살로 돌아오지만, 결막하출혈은 다르다. 눈의 흰자가 투명하다 보니 피멍이 그대로 드러난다.


나흘간 바깥 외출이 힘들 모양새고, 어머님을 찾아뵙기에도 죄송한 모습, 가족들이 마치 SF영화에서 외계로부터 온 생물체가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서 눈 흰자가 사라지고 검은색이 되는 공포적 장면과 흡사한 모습 + 거머리 같은 검은색 연출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빨강.

당연히 공포스러운 면이 있다. 해서 가족들도 눈마추치기 꺼려할 수준. ㅋㅋㅋㅋ


자 해결책은 크게 세 가지.

* 잠을 잘 자야 한다. 잠을 방해하는 요소를 줄인다.

- 잠들기 최소 3시간 전부터는 폭식, 음주는 피하고

- 침대에 누우면 조명은 모두 끄고, 휴대폰은 멀리 둔다.

- 문을 열고 시끄럽게 떠들어 잠이 깨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게 가족에게 양해를 구한다.

* 짧은 시간 현상이 빈번하거나 정도가 심해졌다면 '병원(안과)'를 찾아 약처방을 받는다.

* 간을 다스리자

- 술은 최소 사흘 이상의 휴지기를 두어야 한다.(연속해서 마시면 최악이다)

- 술은 맥주 한 잔이나 소주 한 잔도 소주 한 병 마신 것과 같다.

- 소주 한 병 이상의 과음을 한경우, 다음날은 다스리는데 집중. 과한 운동은 피한다.

- 좋은 음식으로 '가려 먹어야 한다'


자 우선,

식사 전후 액티비티
획고: 77m, 거리 11.54km. 월간 누적거리: 132.75km
소모칼로리: 370kcal
라이딩 러닝 타임: 40분
주요 코스: 죽전 - 구미교 - 금곡로 - 동천나들목 - 수지 - 리턴
기온: 최고 3도, 최저 -3도, 출발온도 -1도 (체감은 영하 5도)
날씨: 흐림
바람: 북서 3ms
미세먼지: 보통, 초미세먼지: 보통, 자외선: 좋음
복장: 지로 헬멧, PNS 동계용 비니, 스파이더 롱슬리브 져지, 블랙약 동계용 팬츠/슈즈,
스카이시프트 고글, Rapha 라이트웨이트 재킷

웬만한 사항들은 '반성'하며 지키기 시작했으니 오늘은 짧게 라이딩해서 좋은 음식을 먹어야겠다 싶었다.

그래 그곳에 가자. 날은 추우나 동계용 복장으로 무리 없이 다녀올 가벼운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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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까운 거리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다녀오니 물통 대신 작은 플래스크를 챙겼다.




운동 중 리커버리를 위한 오늘의 맛집 - 갈속집

https://naver.me/FsKyhwaN


간을 다스리기 위한 먹거리 중 단백질만 보충할게 아니라 건강한 음식을 떠올렸다.


미. 나. 리.


미나리는 해독작용이 뛰어나고 간기능개선을 돕고 고혈압 예방에 효과적인 식재료다. 이 세 가지로만 따져봐도 결막하출혈에 좋은 음식이다. 이 무슨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소리냐 하겠지만 더 악화되지 않으려면 가급적 챙겨 먹고 싶은 마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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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매장은 깔끔. 그리고 손님을 챙기는 자세도 좋다. 직원들 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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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도 깔끔하고 주차장도 널찍해서 자전거를 주차/보관하기에도 쾌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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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는 제철도 아니다. 이제 막 첫 추수를 하거나 이제 막 심어 물미나리로 길러내기 준비를 위한 시기. 하지만 이 집은 사시사철 좋은 미나리를 제공하는 집이다.


싱그럽고 상쾌한 향을 그대로 살리고, 은은하게 허브향마저 느껴지는 신선한 미나리가 육회비빔밥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수북한 비빔밥. 가볍게 함께 제공되는 선지해장국도 별미. 선지의 비린내를 싹 잡아냈고, 식감도 부드럽다. 이 집의 비빔밥은 건강식이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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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장과 관련된 정보 몇 가지.

* 본점은 용인 수지점이고, 경기남부 네 개의 지점이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트업 격의 집이다.

* 사실 이 집의 이름 '갈속'의 의미는 '갈치속젓'의 축어로 갈치 속밥을 자랑하는 집이다. 갈치 속밥은 생선 젓갈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추천한다.

* 사실 최근에 이 집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갈빗살. 그중에서도 양념갈빗살. 800g을 6만 원대에 판매하는 가성비에 우선 집중하는 장사를 하고 있다. 갈비도 시도해 본 적이 있는데 최상이라기보다는 유사 가성비 프랜차이즈인 '먹보갈비' 대비 소금간이 살짝 잘 배어 있어 심심하기보다는 맛에 집중한 느낌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양념 소갈비(한우는 기대하지 마시고)를 드시고 싶다면 이 집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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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 애정하는 슈크림빵을 사다 달라는 아내의 명을 받든다. 최애 슈크림빵 맛집 애나의 집에 들러 브롬톤 투어 백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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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항: 맛집 방문은 포스팅 당일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실제 방문일과 대략 2~3주 정도 텀이 있습니다. 광고지원도 없으며, 그 어떤 지원이나 홍보비를 받지 않는 개인적 견해를 담은 내용일 뿐이오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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