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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맛 #43 참치

다온참치(하남 미사)

by 스티븐

겨울, 날 아껴주는 우정 진득한 선후배 몇 분들과 함께 하는 자리, 일 년에 한 번만, 그리고 고급진 음식. 오늘은 그곳에 간다. 고급지다 보니 기름지다. 그래 운동을 미리 하고 대비하는 차원에서 오늘도 브롬톤 라이딩으로 가야겠다. 가자 브릉아!



우선 식사 전후 액티비티
획고 123m, 거리 46.15km
월간 누적거리 379.32km
소모칼로리: 902kcal
라이딩 러닝 타임: 2시간 50분.
주요 코스: 죽전 - 잠실탄합 - 아이유고개 - 하남(시간과 정신의 방) - 다온참치
기온: 최고 1도, 최저 -5도, 출발온도 -1도
날씨: 흐리고 눈
바람: 북동풍 2~3ms
미세먼지: 보통, 초미세먼지: 보통, 자외선: 보통
복장: 지로 헬멧, PNS 동계용 비니, 스파이더 롱슬리브 져지, 블랙야크 동계용 팬츠/슈즈, 스카이시프트 고글, Rapha 라이트웨이트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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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전 2교에서 출발. 출발은 좋았다. 탄천의 길은 녹았거나 잘 치워졌다. 그저 브릉이를 타고 가면서 가급적 미끄러지지 않게 조향. 페달링 하되 눕히지 않는다. 커브도 세워서. 그래야 이 겨울 눈과 얼음 위의 슬립을 피할 수 있다. 자칫 눈이나 얼음길 위를 거치게 된다면 발 하나는 내리고 페달링은 없이 그대로 맡긴다. 그래야 슬립을 피할 수 있고 급정지에도 대비할 수 있다.


죽전으로부터 10여 키로나 달려갔을까. 이미 발이 시리다. 오늘은 그간의 경험을 되살려 분명한 보온효과를 위해 두 겹의 양말에 등산화 그리고 깔창형 발열패드까지 완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북동풍 바람에 그저 발은 얼었다. 발가락을 움직이며 버텨보지만 이내 감각은 무뎌졌다.


송파를 잠실 탄합에 이를 즈음부터 싸라기 눈이 떨어진다. 무뎌진 발을 조금이라도 녹이고 손의 온도도 다스려야겠다 싶다. 잠시 하남 방면으로 틀어 한강변 편의점에 들러 코코아 한 잔. 조금 녹는다. 가만히 있으면 꽁꽁 언 발도 풀리고 노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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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시 재출발. 그러나 아이유 고개를 넘어 강일 IC를 지나는 지점. 다시 손은 차고, 발은 얼고, 싸라기 눈은 어느새 함박눈으로 변하기 시작. 라이딩 타임 2시간을 훌쩍 넘긴 시점이지만 땀은 1도 나지 않을 추위에 계속해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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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눈이 쌓이기 시작했고, 이내 잠시 동행자와 서서 기념촬영. 나이 들었든 아니든 모든 세상을 백과흑으로 만든 눈은 그저 반가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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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드디어 스포츠사이클링 로드 사이클로도 힘겨운 그곳. 정신과 시간의 방에 들어선다. 아래 이미지와 같은 만화 '드래곤 볼'의 정신과 시간의 방. 방 안의 수련 시간은 3년. 그러나 방 밖의 우주와 지구의 시간은 단 하루나 이틀 정도 지났을 뿐. 이 수련을 통해 초 사이언으로 태어나는 주인공들의 훈련의 방. 지루하기 그지없는 그저 그런 의미. 우리 라이더들도 그렇게 부르는 이름의 길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이 하남 미사 로드다. 직선 주로 5킬로 가까이를 도로의 별 변화 없이 남한강을 끼고 그저 계속해서 직진. 지루하기 그지없는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한 난코스로 불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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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오늘 가는 맛집은 정신과 시간의 로드 중간 즈음이다. 하남미사 미사동로 나들목으로 나와 하남 미사역까지 시티라이딩을 즐기고 곧 도착! 좋은 음식, 기름지지만 그만큼 별미음식. 오늘의 음식을 즐기기 위해 참 멀리도 왔다. 보람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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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중 리커버리를 위한 오늘의 맛집 - 다온참치

https://naver.me/x8tpaUHv


순수 우리말 이름인 '다온'.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일, 좋은 것들이 다가온다는 뜻. 그러하듯 즐거운 일이 있을 때, 즐거운 만남이 있을 때에만 가는 곳이기도. 여는 시간은 12시, 닫는 시간은 0시. 연중무휴다.


사실 참치회의 식용 히스토리는 꽤 짧다. 고급화된 회의 종류로 인정받고 요리로 만들어진 건 고작 2차 세계대전이 있었던 1940년대.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우리가 편하게 참치라고 부르는 '다랑어'는 잡으면 바로 죽는 대표적 어종이다. 때문에 잡자마자 제대로 냉동하는 기술이 없다면 즐길 수 없는 음식. 아가미가 있는 생선의 속살은 쉽게 산패하기 쉬워 고양이도 안 먹고 뛰어넘어버리는 네코(고양이)마다기(버리는것)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 때문에 역사가 그리 깊지 않은 음식 중 하나다.


참다랑어가 부패하기 전 배를 가르고 내장을 전부 처리하는 노하우는 일본으로부터 쌓이기 시작했고, 점령국 미국으로부터 주문량이 늘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한 음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면이 바다이지만 근해에선 거의 잡지 못하는 어종이고 품질 좋은 참다랑어는 대부분 일본이 어획을 휩쓸어 자생력을 갖기엔 쉽지 않은 어종이기도 하다. 신선도를 유지하는 냉동기술도 발달해야 하고, 묵혀진 냉동 다랑어를 해동하면서 신선하게 만들어 제공해야 하는 기술 때문에 비싸고, 고급진 음식이다. 그 기술에는 주방 실장의 칼의 모양, 힘, 써는 각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 때문에 같은 부위여도 누가 써느냐에 따라 맛이 다를 수 있다.


이 집 다온참치 주인장은 참다랑어 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이곳저곳 산지와 맛집만 일부러 다닌 마니아 부부. 좋아하다 못해 고급지고 맛찬 참치회를 제공하기 위해 직접 문을 열었단다. 참치에 진심인 쥔장 부부의 가게. 오늘은 이곳의 참치를 즐겨보자.


단품이 아닌 (단품은 2차 정도에나 술안주로 먹는 중요 부위별 판매 메뉴) 코스로 VIP 메뉴를 주문했다. 애피타이저 깨죽과 초밥이 제공돈 후 10분 뒤 냉동에서 녹기 시작하는 신선한 참치회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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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랑어의 종류와 부위마다 그 모양과 색, 무늬, 질감이 다 다르다. 각 부위별로 제공된 고급진 참치회의 부위별 맛을 간단하게 설명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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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가마도로: 참치의 목살 부위. 지방 함량이 무늬에서 보이듯 꽤 높다. 당연히 고소하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유명. 참치 초보들이 매료되는 맛 부위다. 당연히 목부위살이라 양도 많지 않을뿐더러 손질도 각지게 편 썰어내기에 쉽지 않은 부위다.

b. 황새치 주도로: 참치 중 유일한 돛새치과로 지방 함량이 꽤 높아 고소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우리가 잘 아는 참치캔으로도 많이 제공되는 부위다.

c. 아카미(적신): 참치의 등 부위, 붉은색을 띤다. 지방 함량이 낮고 담백한 맛이 특징인데 가장 부드러운 식감이면서도 쫄깃함을 가지고 있는 느낌의 부위다. 가장 많은 생산량 부위라 가성비가 높다. 손쉽게 마트 수산코너에서 많이 유통되는 부위이기도.

d. 배꼽살: 참다랑어 상급 뱃살에 속하는 오도로. 그중에서도 최하단에 위치한 부채모양의 부위. 참치의 가장 고급 부위 중 하나로 지방 함량도 높고 고소하며, 쫄깃한 식감이 특징. 생산량도 적어 가격이 비싸고, 하얀 부위는 배꼽살 이름에 걸맞게 쫄깃한데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함이 더한 식감을 자랑한다. 참고로, 배꼽살을 시작으로 뒤로 쭉 뻗은 부위가 오도로다. 배꼽살을 세워서 썰어내면 오도로로 이어지는 부위와 함께 즐기기도 한다.

e. 눈살, 볼살: 머리 고기 볼 부위의 살로 실력 있는 주방실장의 칼을 거쳐야 제대로 발라낼 수 있는 부위. 이곳처럼 고급진 참치 전문점에서 참치 해체쇼를 선보여주곤 하는데 주로 머리를 그대로 들고 들어와 이 눈살과 볼살을 발라내 접시에 올려준다. 사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위로, 소고깃살이라고 닉네임을 불러주곤 하는데 식감이 소고기 회맛과 별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유사하기 때문.

f. 눈다랑어 가마살: 메바 치라 부르는 눈다랑어의 가마살로 참다랑어에 비해 지방함량은 적고, 식감은 다소 단단하다. 가격이 저렴해 역시 적신과 함께 섞여 마트에서도 손쉽게 구매 가능한 부위다.

g. 주도로(중 뱃살): 주도로는 등 쪽에 가까운 내부 뱃살 부분이다. 고급 오도로에 속하며 일반 오도로보다는 지방함량이 적지만 고소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좋다.


오늘 함께하는 지인 중 와인 유통 사업을 하고 있는 좋아하는 후배의 배려로 좋은 술과 함께한다. 콜키지 값을 받지만 충분한 가치의 와인과 사케 그리고 포르트와인이 우리 일행을 더 즐겁게 해 주었다.

미리 밝혀둔다. 본 맛집 리뷰는 참치회 리뷰로 내돈내산이다. 주류의 경우 콜키지로 협찬을 받았다. 고맙다 나의 후배. 강남와인 양대표.

- 협찬: 강남와인

http://naver.me/I5FR1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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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품이 아닌 VIP 코스 메뉴를 주문하면 참치를 먹을 수 있을 만큼 주문하면 추가 제공해 주신다.

오늘은 뜻깊은 좋은 자리라 계속해서 좋은 부위 위주로, 서비스 요리까지 (왕새우치즈구이 등) 주셔서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맛의 향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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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튀김류와 메로구이는 또 하나의 추천 요리. 와인과 사케와 페어링 하기에 충분한 가치 있는 요리들.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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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라이딩은 불가.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하므로 지인의 차에 실어 강남으로 이동후 다시 지하철로 점프.

저녁이 되어서나 돌아온 오늘은 거나하게 취해 끌바로 걷더라도 그저 터벅터벅 참치와 요리의 추억에 즐거운 발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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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음 롬톤 이딩 집은 어디일까?



(참고사항: 맛집 방문은 포스팅 당일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실제 방문일과 대략 2~3주 정도 텀이 있습니다. 광고지원도 없으며, 그 어떤 지원이나 홍보비를 받지 않는 개인적 견해를 담은 내용일 뿐이오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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