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7 등산일기 #377]
'다녀 왔어요?'
사람은 하체의 좌우 길이가 다 다르다. 같다고 우긴다면 뭐 할 수 없다. 하지만 실제로 재보면 다 다르다. 런닝, 하이킹, 라이딩 여러 스포츠를 해봤지만 다들 그렇다.
때문에 클릿을 피팅 할 때에도 인심(IN-SEAM. 삯에서 다리끝까지의 길이)과 발의 아치를 본다. 발의 골근과 4종족골조면까지 이어지는 아치가 하신근지대와 장모지신근 그리고 제1중족골까지 이어지는 근력에 의해 어느 정도는 아치를 그려야 한다.
이 아치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 그것이 나이들어거선, 심대한 체중 증량 때문언 간에 - 밸런스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다스리지 못하면 심각한 경우 족저근막염이나 각종 통증이 유발된다. 때문에 인솔이라는 보조재를 깔창대신 갈아끼우고 마치 꽉 조인듯한 느낌을 안정감 충만하게 걷는데 쓰곤 한다.
문제는 이 다리길이의 차이가 인지 부조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때문에 어느날은 잘 걷던 평지에서 호로록 앞으로 고끄라지듯 어깨 밸런스부터 무너지고 앞으로 넘어질듯 하다 절룩이며 다시 평형을 잡는다. 소위 삐긋 거렸다, 미끄덩했다, 꿀렁였다, 고끄라지려다 중심을 잡았다 등 다양한 표현을 쓰곤 한다.
다리 길이의 차이 외에도 예상치 못한 평지로부터 튀어나온 돌뿌리나 아주 작은 나무 뿌리근에도, 아무 변화 없는 계단에서도 나도 모르게 자주 경험한다. 같은 자리에서, 수 차례, 같은 놈을 이유로 같은 경험을 했다면 다리길이나 잠시 한 눈을 팔았던것과 달리 분명 외부 요인에 의해서다.
마치 이런 놈처럼.
오늘은 이 놈을 잘 피했다. 사전 인지하고 '이 놈아 내가 오늘도 당할소냐' 라고 비웃어주며 자연스럽게 넘어주었다. 헌데 잘 보면 매끈하다. 마치 칼로 자르거나, 부러졌거나. 시작은 그렇더라도 이렇게 매끈한 이유는 하나다. 나같이 여기에 걸려서 꿀렁인 인간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
이게 혼자 있을 땐 문제가 없지만 여 럿이 동행하다 한 사람이 그러는게 상황이 녹록치 않다. 당한 사람은 동행자들에게 살짝 민망하다. 그럴때 민망한 이에게 이렇게 한 마디 던진다. 십중팔구 웃는다.
'잘 다녀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