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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티븐 Feb 25. 2023

타협하지 않는 드래프트

라이딩일기 #650


타협점에서 그저 땀 좀 흘린 수준으로 가는 라이딩은 말 그대로 점진적 운동. 하지만 극적 변화와 지속주로에서 흔들림 없는 최 극단의 심박엔 팀팩라이딩이 생명줄이다. 로테이션이 없을지라도 끊임없는 페달링 와중에 숨을 고르기 위해 복식호흡에 집중해야만 버틸 수 있다.


출발 준비부터 긴 호흡일거란 예상에 집중해서 스트레칭과 폼롤러로 최대한 이완시키고. 땅콩볼에 발바닥을 긁어내며 고통을 참아야 역풍에 밀리더라도 버틸 수 있다.


 출발 준비를 마칠 시점. 현관 턱에 걸터앉아 슈커버 뒤꿈치를 손으로 당겨 텐션을 확보. 재크를 올리려 보니 레버가 부러져 있다. 영하의 온도에 발이 얼지 않으려는 최소한의 몸부림은 슈커버다. 이걸 빼고 갈 순 없다. 어떻게든 롱노우즈를 찾아 집어 올려 닫았다.

덕분에 첫 합류지 둔전교에 10분이나 늦었고. 다행히 회사 라이딩 팀 리더는 여유 있는 목소리로 날 기다려 주었다. 고마웠다. 역풍에 털려 더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때부터가 진짜였다. 잠실 탄합에서 2차 합류를 위해 10분 늦은 타이밍을 결코 허락하지 않겠다는 호민리더의 페달링은 날 1도 봐주지 않았다. 케이던스를 95까지 끌어올리고 역풍 상황에 속도를 37까지 끌어올리는 그의 등짝을 따라 달리다 보니 어느새 송파. 그 시점부터 더 강려크한 북서풍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의 등짝이 조금 야속했지만 잘 참아냈다.


회사 사이클팀 본진에 합류, 이제부터 옷걸이 모양으로 한강을 달린다. 이제부터 드래프트 이펙트가 더 견고한 여섯 명이 팩을 이루어 달린다. 정교하지 않아도 북서풍에 함께 저항할 수 있어 좋다. 홀, 턱, 서행 등의 호신호에 우리는 어느새 같은 호흡으로 달리고 있다. 누구 하나 쳐지면 끌어서라도 같이 간다. 이래서 팀라이딩이다. 결국 팀이다.

리턴 목적지는 맛집 버터버거다. 수도권을 달리는 라이더라면 모르면 간첩인 맛버거집. 수제 햄버거로 치즈가 곁들여진 한우버거. 통새우의 리치함은 도울뿐. 연신 먹고 보니 모두가 표정이 좋다. 쥔장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리턴 출발.

집이 가장 가까운 순으로 로테이션을 뛸 요량으로 출발. 라이딩 공력이 짧은 멤버에게 인사하고 다시 여섯 명이 팩을 이루어 달린다.


해가 치밀하게 일고, 꽁꽁 얼었던 발은 온화해지기 시작했다. 팀 리더가 로테이션 없이 15킬로를 끌어재낀다. 30은 쉽고 35. 이내후미가 늘어지니 다독일 수밖에.


지금 떨어지면 더 힘들어져. 가자! 가자!!


쿨다운을 시작하기 전 만나교회 1층의 카페테리아에서 따듯한 아메리카노로 몸을 녹이고. 우리 즐거운 시간을 마무리하는 담소. 모두가 표정이 좋아 보인다.


우리의 라이딩은 이제 더 타이트해지겠지. 좀 더 안전하면서 서로 의지하는 라이딩이 되길. 바람을 가르는 시간을 즐겨보자고!!!!


기온: 최고 5도, 최저 -4.6도 출발온도 -1도

날씨: 맑음 바람: 북서풍 3~4ms

미세먼지: 보통, 초미세먼지: 좋음, 자외선: 보통

복장: 에스웍 헬멧/클릿 슈즈, 인캡, 라파 동계져지, 스페셜라이즈드 동계재킷, 스파이더 롱빕, RB 동계용 슈커버, 수티스미스 양말

경로: https://www.relive.cc/view/vE6JXxwyLx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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