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그리고... #2

트리거는 사랑하는 아내의 한 마디

by 스티븐

7년...


긴 횟수로 다니던 등산은 좋은 운동이었다. 하지만 주말용이었다. 매일 쌓여가는 회사원 생활의 스트레스를 풀어내기에, 원하는 즉시 바로 접하기엔 쉽지 않은 운동이었다. 당시 주변엔 뒷동산도 없었고,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았다. 새벽같이 반복되는 야근에, 사람관리를 기본으로 하는 리더십은 내게 작은 일이 아니었다. 이 스트레스를 이겨내는데 쉬이 행동으로 옮겨, 할 수 있는 운동은 아니었다.


게다가, 오를 때 대비 내려오는 속도가 최소 세 배에서 길게는 여섯 배에 가까운 시간을 들여 천천히 내려와야 하는 운동이 등산이다. 초심자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른다. 등산을 제대로 배운 시점 이전, 나 역시 초보 시절 수삼년을 그리 다녔다. 오르는 속도 보다 더 빠르게 내려온 적도 많았다. 그렇다 보니 무릎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고, 등산을 어렵게 생각했다. 여러 주봉과 능선을 넘는 종주에 맛을 들이기 시작했지만, 그만큼 몸에 무리가 오던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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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시작한 운동이 사이클이다. 그중에서도 스포츠 사이클. 리드미컬한 칼로리 소비에 적합한 이 운동은 무릎에 무리가 적은 대표적 운동이다. 한 여름 친구의 조언을 듣고 덜컥 초보자용 로드 사이클을 샀다. 당시 가격으로 대략 60만 원대. 말 그대로 초보자용 철 자전거. 시마노 계열의 구동계(기어와 주행을 다루는 자전거의 핵심 부품) 중에서 초보자에게 적합한 SORA급 HIT3500. 삼천리 자전거가 제작하고 경태네 자전거가 조립해서 판매하던 모델로 이 운동을 시작했다.

5.png HIT3500 / 무게
프레임 : 알루미늄 더블버티드 스무스 웰딩
포크 : 카본
크랭크 : 시마노 소라 3550, 50/34T
시프터 : 시마노 소라 3500
앞 디레일러 : 시마노 소라 3500, 밴드 타입
뒤 디레일러 : 시마노 소라 3500
카세트 : 시마노 CS-HG50, 11-32T, 9단
체인 : KMC Z9
브레이크 : 시마노 소라 3500
타이어 : 켄다 700 ×23C
휠세트 : 히트 HIT THE ROAD, 알루미늄 35mm 림
핸들바 : 히트 콤팩트 타입
사이즈 : 490, 520, 540
색상 : 매트블랙
가격 : 58만 원
제조 : 삼천리. 딜리버리: 경태네 자전거 가게


하지만 자전거로 운동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근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칼로리 소비량은 극대화할 수 있는 주법, 호흡법, 조향 등의 방법을 전혀 알 수 없었다. 해서 동호회에 가입 후, 수개월 간 여러 선배들로부터 좋은 교육도 받으면서 조금씩 실력을 늘려갔다. 초심자에겐 더 할 나이 없이 좋은 방법이 좋은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으로 추천한다. 로드 바이크의 기술적 정보 외에도 주행 시 유의사항, 기본 호신호 등 다양한 안전주행법을 배울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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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동호회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평지 외에 클라이밍(도로 사이클 중 언덕이나 산을 오르는 장르)도 곁들이기 시작했고 내 기질이 단순 평지에서의 '속도'외에도 업힐을 즐기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다. (사이클을 다루는 이들은 흔히 올 라운드 타입이라고 부른다.)


2016년 봄~여름 시즌, 너무 열심히 탔다.

9단 철 자전거로 화악산을 논스톱, 노끌바(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걸어 오르는 저질 체력을 자전의 탑바를 잡고 끌고 간다는 걸 끌바라 한다.)로 한 방에 올랐으니 스스로 내 체력에 놀랐다. 이젠 슬슬 기변의 지름신을 영접하기 시작했고, 동호회 선배들은 하나 둘 내게 뽐뿌의 이유를 시전 했다. 그중에서도 내 마음을 동하게 만든 평가가 있었는데, '이제 그 정도 체력이면 장거리도 손쉽게 가야지'였다. 소위 말하는 장거리라 함은 최소 100km 이상이었다. 하지만 철자전거로 100km 이상을 달리기 시작하는 건 체력과는 좀 다른 이야기다. 중간 휴식과 보급을 하긴 하지만, 철자전거로 장거리를 탄다는 건 여행을 떠나는 이에게 캐리어 가방을 계속해서 끌고 다니라는 것.


한 마디로 로드 바이크로 하는 '스포츠 사이클링은 홀로 떠나는 또 다른 여행'이라는 의미였다. 해서 아내를 삼 개월간 설득 끝에 풀 카본 자전거로 업그레이드 기변을 도모. 그리고 기존 자전거는 후배에게 거의 돈을 받지 않고 넘겨주었다.


해서 2016년 말에 만난 녀석이 피터. 슬로바키아 출신 스포츠 사이클의 전설로 불리고 있는 피터 사간이라는 선수의 이름을 빌어와지어 주었다. 피터는 스페셜라이즈드 브랜드의 울테그라급 타막 자전거. 평지와 클라임 업힐과 다운힐을 적절히 즐길 수 있는 강성과 탄성 그리고 가벼움을 모두 지니고 있는 로드 바이크다.

FRAME
FACT 10r carbon, threaded BB, full internal cable routing, internally integrated seat clamp, 130mm rear spacing

FORK
S-Works FACT carbon, full monocoque, size-specific taper

STEM
3D-forged alloy, 7-degree rise

HANDLEBARS
Specialized Shallow Drop Comp, 6061 double-butted alloy, 125mm drop, 70mm reach, 31.8mm

GRIPS
S-Wrap Roubaix w/stickygel

BRAKES
Shimano Ultegra

REAR DERAILLEUR
Shimano Ultegra 6800, 11-speed

FRONT DERAILLEUR
Shimano Ultegra 6800, 11-speed, braze-on

SHIFTERS
Shimano Ultegra 6800, 11-speed

CASSETTE
Shimano 105 5800, 11-speed, 11-28t

CHAIN
KMC X11, 11-speed

CRANKSET
Shimano Ultegra Compact

WHEELSET
DT Swiss R460, QR


이 녀석과 만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고 동락 했다. 한 순간도 쉬이 다룬 적이 없다.

넘어져도 이 녀석을 안고 넘어질 정도로. 3년 전 구동계 대부분을 8000 계열로, 2년 전 싯포스트를 보다 높은 등급으로, 휠은 ROVAL CX/CLX라는 보다 빠르고 가벼운 구름성을 자랑하는 카본 휠로, 스프라켓과 체인도 울테그라급으로 부분 부분 줄기차게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마. 님. 모. 르. 게? 풉~) 2년에 한 번 꼴로 볼트/너트 하나까지도 모두 풀어 정비하는 오버홀 정비까지 챙겨줬다. 그렇게 내 몸처럼 다뤄왔다.


그런데!!!! 뜻밖의 마님의 권유 한 마디. 이를 받들고자 한다. 애지중지 아껴온 녀석을. 이제 보내려 한다.

카본 휠셋을 하나 덤으로 추가해서, 매물로 올려둔 상태.


라이트브라더스: https://wrightbrothers.kr/product/detail?product_status=P02&division1=2&idx=28126&fbclid=IwAR1a-m6NxJDAj2EQ7r756WlXAIR3631me3zUXTB0mSoZ3QhMArm_2WHU7gc

도싸: http://corearoadbike.com/board/board.php?t_id=Menu01Top6&no=112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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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바이크 운동은 분명 내게 최적화된 운동이다. 좌우 밸런스 운동으로도 좋을뿐더러, 근력과 심폐 그리고 적절한 스테미너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더 이상 내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운동이 되어 버렸다. 심각하게는 하루도 타지 않으면 엉덩이가 이상할 정도? hi~


이런 와중에 항상 마음 한편에선 등급의 끝판왕은 내 인생에 한 번은 영접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 등급에 맞는 자동차 한 대 급 가격에 매번 좌절하고 있었을 뿐.


헌데 마님께서 한 마디 하신 게다.



'당신도 사고 싶던 자전거 사'.


기회는 찬스다! 던져진 오더는 반드시 받들어야 한다! 마님의 조언은 오아시스다! 당연히...

받.들.어.야.한.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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