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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ter flush May 22. 2023

소년이 온다

광주의 혼

오월이면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다시 꺼내 읽는다.

그렇게 읽은 것이 벌써 세 번째. 

다시 읽어도 매번 처음 읽듯 밀도 있는 문장들을 느리게 읽는다.

이렇게라도,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잠시의 시간을 붙잡아 보는 게 전부일지 모르지만

폭도라는 오명을 벗기기 위해 아들의 혼을 보내지 못하고

마른 가슴을 부여잡고 버텨왔을 인생 앞에서 작은 위로의 마음을 보태는 나만의 제의식이다. 

이번엔 격주로 모이는 토요 북클럽 멤버들과 함께 읽었다.

책모임을 같이 하는 멤버들은 대부분 그 시절에 태어나지 않았다.

교과서에서 들은 역사의 한 토막일 뿐, 그리 와닿지 않았었는데 책을 읽고 다큐 영상을 통해 자신들과 무관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책을 거듭해서 꺼내드는 이유다. 잊히지 않게 하기 위해.

최근 전우원의 행보가 주목을 끈다.

할아버지는 학살자이며, 손자인 자신 또한 죄인이라고.

광주를 찾은 그가 유가족들은 반갑다. 용서를 하고 싶어도 용서를 구하는 사람이 없어 아물지 않은 상처가 마를 날이 없었는데 마침 용서를 구하는 가족이 나타났으니 말이다.

그의 마음이 진심이길 간절히 바라게 된다. 그렇지 않다면, 더 큰 상처를 안기게 될 테니 말이다.

더디더라도 진실은 드러나게 돼있고, 오명은 오래 남는다.

끝내 꺼지지 않는 건 '양심'이니까.


또 하나,

윤대통령의 5.18 기념사는 진정성이 없고,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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