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주변을 살피니 오래 알고 지낸 지인들의 모습이 소양지간 다르다.
한때 엇비슷하게 지내며 고만고만하게 정을 나누고 살았는데
이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보니 그 사는 모습에 큰 차이가 있다.
가족이 와해되어 뿔뿔이 흩어져 지내는 이들도 있고,
회생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어두운 터널에 갇힌 듯 우울하게 지내는 이들도 있다.
한때는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사는가 싶었는데 왜 이리 무너져 버린 걸까.
거기엔 달리 어떤 이유가 있는 걸까.
찬찬히 들여다보면 생각의 방향이 바르지 않은 경우를 본다.
나비효과처럼 잘못 들어선 생각은 세월의 흐름 속에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좀벌레 퇴기둥을 넘어뜨린다는 속담이 있다.
마음에 든 작고 하찮은 욕심이란 좀벌레는 세월의 무게를 갉아먹고 결국 삶을 망치게 만든다.
남들은 다 제대로 잘 살고 있는데 왜 나만 이런가 탓하는 웅얼거림을 잘 들여다보면 그 안에 숨은 욕심과 진실하지 못한 마음을 만난다.
바르게 산다는 것은 내 말과 행동을 다듬으며 사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내 품은 생각과 말과 행동이 혹여나 피해를 주는 건 아닌지 살피고,
먹은 마음이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은 아닌지,
사람을 대하기를 순수한 마음이 우선시 되었는지,
매 순간 나를 다듬어야 함을 일컫는다.
진실하게 걷는 삶은 느려 보여도 결국엔 빛이 난다.
계속 미끄러져 부정의 기운에 갇힌 삶.
더 앞서려 건너뛰며 새치기하고 속이려는 마음으로 물들어 있진 않은지.
시간은 그냥 흐르는듯싶지만 모든 기억을 새기며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