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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사랑

by winter flush

얼마 전 책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관계되는 그림책이 떠올라 두 편의 그림책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함께 읽어보길 원하셔서 한 권은 짧게 소개하며 그림을 같이 보고,

또 다른 한 편은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히 읽어 드렸지요.

그 책모임의 멤버들은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는 분들이셨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반응을 보이며 "어른을 위해 만들어진 그림책도 있군요." 하시며 관심을 보이시더군요.

제가 그림책은 0세에서 100세까지 읽는 책이라고 웃으며 말씀드렸더니,

앞으로 책 모임 때마다 그림책을 읽어달라 하셔서 그 반응에 놀랐습니다.

보는 이의 눈높이로 해석 가능한 것이,

함께 읽다 보면 다양한 이야깃 거리가 넘쳐나는 것이

그림책의 매력이며 깊이이기도 합니다.

어떤 그림책은 때로 저의 눈물샘을 크게 자극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읽다가 주체할 수없이 눈물을 흘렸던 그림책이 있습니다.

대만의 그림책 작가 지미 리아오의 '별이 빛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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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려 본 책인데 구입하려 하니 아쉽게도 절판이 되었네요.

중고서점을 뒤지니 원래 가격의 몇 배의 아주 귀한 가격으로 책정이 되어있더군요.

새로운 구성으로 재출판이 되지 않을까 싶어 조금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어린 시절 한때의 시간을 산속에서 보냈던 '나'의 기억과

외로운 '나'보다 더 외로웠을 '그 애'와의 기억.

산속의 빈 집을 찾아 나서는 둘의 이야기가 잔잔하고 아름답게 마음에 스며듭니다.

'그 애'가 그린 수족관의 물고기 그림을 보는 순간 저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네요.

그 애의 마음 안에 살아 숨 쉬던 입김처럼 보드라운 사랑이 제 마음에 그대로 전해졌기 때문이지요.

그림책을 보다 보면 눈물을 훔칠 때가 종종 있지만

이 그림책은 저를 많이 울게 만들었네요.

한번 읽은 책은 필요에 의해, 참고하기 위해 다시 꺼내 밑줄 그은 부분을 찾아 읽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림책은 온전히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읽힙니다.

마치 처음 보는 것인 양 마음이 새로워지지요.

그림책을 위한 책장을 장만해야 할까요..

한 권 두 권.. 늘어나는 책 자리가 서로 자기들의 영역을 양보하지 않으려 제게 계속 신호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그 얄미운 모양새와 기존 책들이 부리는 텃세 사이에서 저는 누구의 편도 들어줄 수가 없네요.ㅠ

난감합니다!

탑처럼 쌓이는 그림책들을 보며 책장이 더 필요하다고 마음은 아우성을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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