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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ter flush Jan 28. 2021

푸른 리본 작은 상자

대문 앞에 작은 상자가 놓여 있습니다.

하늘색 리본이 고운 이 상자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지 궁금했지요.

상자를 들어 살펴보니...

이런 마음이 담겨져 있네요.

공사가 있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고,

그 후 간간이 소음이 들렸습니다.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식구들에게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었지만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요.

엘리베이터 안을 부직포로 전체 보호막을 한 달 넘게 해놓았기에 공사가 길어진다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보호막이 사라지고 이틀 후 집 앞에 이런 작은 상자가 놓여 있더군요.

예상치 못한 일이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새 이웃에게 받은 마음이 하루 종일 저를 기쁘게 만들어 주었네요.

부득이하게 이사하면서 소음을 만들어 내는 데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이 전해졌습니다.

공사가 길어진다고 불편했던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고, 그 자리에 따스한 온기가 스며듭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이렇게 나누면서 데워지고 보듬게 되는가 봅니다.

아기가 태어났다니 젊은 부부가 이사를 오는가 보네요.

이런 엄마 품에서 자라게 되는 아이는 행복한 아이로 성장하겠습니다.

따스한 마음을 잘 받았다는 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茶와 쿠키를 봉투에 담고 간단한 메모와 함께 포장을 합니다.

들고 16층으로 올라가려다 멈칫하고는 딸내미를 불러 1603호 문고리에 걸어두라고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이 따스한 마음을 아이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전해줄 수 있게 말이죠..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마음은 퍼지지 말고,

이렇게 주고받는 따스한 마음만 멀리 넓게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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