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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ter flush Jan 06. 2021

나이 든다는 것..

갱년기 인건가!

평소 늦잠을 자는 편은 아니었지만 밤늦게까지 깨어 뭔가를 하는 걸 좋아하기에 아침 기상 시간은 보통 7시 정도였습니다.

7시에 알람이 울리면 잠과의 한 판 사투를 벌이다 깨곤 했지요.

보통 1시, 때로는 2시를 넘겨 자기 때문에 평소 수면 시간이 그리 길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늦게 잠을 자도 알람보다 먼저 깨기 시작하더군요.

수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피로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새벽에 일찍 깨는 데 밤에는 잠이 오지 않는 불면증 증세가 함께 나타나니 무슨 일인가 싶었지요.

매일 마시는 茶 때문인가 싶어 차도 잠시 중단해보았습니다.

운동 부족인가 싶어 잠시 미룬 걷기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불면증과 이른 기상에 이어 다른 증상들도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체한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안되기도,

한순간에 얼굴이 달아오르면서 땀이 나다가 갑자기 추워지기도,

설마.. 했는데 이 모든 신호가 갱년기 때문이네요.

말로만 듣던 증상이 몸에서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제법 자리를 잡아가는가 봅니다.

갱년기는 '노화'라는 단어와 바로 연관이 되니 슬프지 않을 수 없습니다.

컨디션이 왜 이럴까.. 건강에 자신이 없어지니 의기소침해지더군요.

주로 실내생활을 즐기는 제게 함께 운동을 하러 가자고 계속 이야기하던 친구 생각이 났습니다.

"너 그렇게 햇빛 보지 않으면 큰일 난다."

친구의 말이 맞네요.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해보니 비타민D가 정말 바닥이더군요.

30대 때부터 영양제를 꾸준히 잘 챙겨 먹으며 관리하던 친구와 저는 현저한 차이를 보입니다.

친구가 늘 그랬습니다. 3,40대 몸관리를 잘해야 갱년기도 늦추고 건강할 수 있다고 말이지요.

비타민을 비롯한 몸에 좋은 것들을 한 아름 들고 다니며 제게 나눠주곤 했는데, 그때는 그 영양제들이 전혀 제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열심히 운동하고 몸에 좋은 음식과 영양제를 챙겨먹던 그 친구는 지금 저와 같은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지 않습니다. 

이제야 친구가 예전 했던 말들이 또렷이 귀에 들어오네요..ㅠ

친구한테 요즘의 제 몸 상태를 이야기하니, '책 본다고 집에서 나오지도 않고 내 그럴 줄 알았다'라는 마음의 잔소리가 마구 들리는듯했습니다.

이제 저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호르몬제와 한 움큼의 영양제를 매일 챙겨 먹고 있습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탓하듯 마음에서 웅성거리네요.

남편과 딸의 건강에만 신경 썼지, 정작 제 건강은 참 소홀했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정신 차리지 않으면 10년 20년 후 또 지금을 후회하고 있겠지요?

창문 밖을 쳐다보며 '걸어야지..'하다가 오늘 날씨 너무 추운 거 아냐? 하고 다시 움츠립니다.

등록한 요가학원도 코로나 핑계로 안 나가고, 추워서 걷는 것도 망설이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습니다!


인왕산에서 바라 본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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