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웠던 밤 풍경은 평온했다.
빛이 있었으나 화려하지 않다 느껴졌고, 지상으로 걸었던 길은,
오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던 탓에 여유로웠다.
젊은 남녀, 두 사람이 자리를 달리해서 '버스킹'을 하고 있었다.
가족, 연인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고,
꼬마들은 가까운 동네 공원에 놀러 온 것 마냥 즐거워했다.
그 꼬마를 흐뭇하게 바라보던 엄마의 미소는 따뜻했다.
모두, 그날 밤을 기억 속에 남기고 일상으로 돌아갔겠지.
높은 곳에 올라가 바라본 도심의 풍경은 작은 점들이 모여서 하나의 그림이 된다.
세세히 살펴보기는 쉽지 않지만 어둠 속에서 드러낸 빛들로 낮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면이 아니라 보지 못했던 것들이다.
다름이 아니라 새로움이다.
매일이 똑같지는 않지만
어둠이 내려앉고 차분해지는 날은,
보내는 하루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날이다.
인공의 빛이 주는 감성이
생각에 무게를 더하게 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삿포로의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오도리 공원 방향으로 걸었다. 바람이 불어 목에 매었던 스카프를 다시 한번 매만지고, 입고 있던 가디건의 단추를 꼼꼼히 채웠다.
빠른 걸음도 느린 걸음도 아닌 적당한 걸음, 빠르지도 늘어지지도 않는 산뜻한 노래를 머리에 떠올리면서 걸었다.
오도리 공원의 밤풍경은 낮에 봤던 풍경과 사뭇 다르다. 주변으로 조명들이 켜지고 그 조명에 둘러싸인 건물들이 새로움을 선사했다. 멀리 있는 TV타워와 물을 뿜던 분수대가 제법 잘 어울렸다.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고 어디선가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도시 전체의 전망을 보기 위해 TV타워로 향했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전망대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했다. 엘리베이터 내부는 밝고 맑은 느낌으로 요란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내 시선은 창밖을 볼 수 있던 엘리베이터 통유리 밖의 풍경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망대로 올라가기 전에 포토존에서 사진을 남겼다. 그날, 그 한 달, 그 일 년 사이에 찾아 가지 않은, 많은 사진 중의 하나가 된 사진을 남겼다.
360도로 삿포로의 시내를 볼 수 있는 전망대 밖의 삿포로의 밤풍경은 내 눈엔 화려하기도 하고, 조용하고 평온하기도 했다. 어쩌면 내가 바라보고 싶은 모습대로 바라봤을지도 모른다.
*
그 가을의 삿포로의 밤 역시 처음 느낌과 닮아 있었다.
찬찬하고 소란하지 않다고 느꼈던 처음 느낌과 같았다.
네 번째 브런치북, ‘홋카이도의 가을향기’를 마칩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