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테논 신전

by 최시헌

나는 무너진 도성의 남아있는 기둥
전쟁과 역병과 음모가
찬란했던 시절을 휩쓸어버리는 것을 보았네
우리는 말라붙은 피와
타오르는 업화 속에 잊혀져버렸네
내 몸에 이끼가 자라 숲이 되고
시체들이 먼지가 되어 거름이 될 때까지
그러나 옛 순례자들이 되돌아오면
나는 신전의 반석이 되어
내일을 믿는 자들의 희망이 되리라


*파르테논 신전:고대 아테나이의 수호자로 여겨지던 아테나 여신에 봉헌된 신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동굴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