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

by 최시헌

1.알아차리지 못하게 목에 삼키려 해도 흘러나온 울음 속 몇 마디. 이름없는 숨결이라 넘어갔지만, 나는 알아야 했다. 우로보로스 같은 그대의 삶은 끝없이 스스로에게 잡아먹히는 영원회귀임을.


2.뒤얽힌 인연의 사슬에 묶여 짓는 모래성은 어느 파도에도 흩어진다. 아직 뜨지 않은 날들은 그토록 많다지만 나는 그중 얼마나 볼 수 있을 것인가.


3.황혼이여, 낙엽이 떨어지는 동안에 나를 다 잊어주오. 잡아먹히며 뜯겨져 나가는 살가죽과 온통 흘리는 피가 더이상 아프지 않도록. 뼈마디만 남아 더이상 영혼조차 느껴지지 않을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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