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플래너에게 당신은 호구 고객일뿐

어서오십시오 호갱님

by 겨울나기
플래너의 호갱 잡기 대작전

웨딩 플래너들의 목표는 사실 이 두 가지 외에는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1) 결제하게 하기, (2) 결정하게 하기. 예비부부의 지갑을 열기 위해 이들은 철두철미한 영업정신을 발휘하여 '신랑님 신부님 너무 잘 어울리신다~'라는 칭찬도 하고 '지금 결제하지 않으면 큰일 나요~'라는 협박도 한다.


내가 웨딩플래너와 접촉하며 들었던 호갱 잡기 멘트는 다음과 같다.


바로 결정하기가 힘든데 천천히 생각해 볼게요

-> 다음 달에는 이 금액으로 못하세요~ 이번달 프로모션으로 나온 거라 다음 달에는 가격이 오르실 거예요~

-> 이번주 혜택이 좋아서 일정 마감이 빠르셔요!ㅠ 다시 알아보시다가 이 프로모션 마감될 수 있어요~


저는 예식장(웨딩홀)부터 알아보려고요. 아직 예식장 결정이 안 되어서요.

-> 웨딩홀이랑 스드메는 같이 알아보셔야 해요~ 두 개 같이 해서 1년 반 전에는 준비해야 안 밀리고 하세요~ -> 홀 준비 완료된 다음에 스드메 준비하면 금액 인상되셔서 원하시는 업체 선택 못 할 수도 있으세요!^^

: 이건 웨딩홀 연계해 주는 플래너와 스드메 플래너가 다르기 때문에 나온 말인 것 같았다. '니가 웨딩홀을 계약하건 말건 관심 없고, 니가 스드메를 계약해야 나한테 돈이 온단다^^'의 다른 말이 아닐까.


덧붙여 플래너는 이런 말도 했다.

-> 웨딩홀 패키지로 연계되는 스드메는 뒤에 추가금이 어마어마해요~ 이것도 생각해 보셔요~^^


결국 알아야 할 건 예비부부와 웨딩 플래너의 목표가 다르다는 점이다. 예비부부야 저렴한 가격에 높은 퀄리티로 결혼 준비를 잘 진행하고 싶겠지만, 플래너는 높은 가격에 빠른 결정으로 일을 마무리 짓고 싶어 하지 않겠는가. 이것만큼 동상이몽인 경우가 없다.


또한 플래너는 예비부부와 함께 '신중히, 심사숙고하여' 정말 좋은 선택을 위해 같이 고민해주지 않는다. 그저 본인이 제휴한 업체, 프로모션 들어가는 업체 몇 개를 얼른 예비부부에게 보여주고, '이 중에서 빨리, 빠-알-리- 선택해 보세요~^^' 할 뿐이다. 플래너가 제시해 주는 건 제휴 업체일 뿐, 그 안에서 예비부부는 수많은 결정 속에서 허덕여야 한다.


경험자로서 조언하자면, 절대 급하게 선택하지 말자. 오늘 나온 프로모션은 오늘로 끝이지만, 오늘 나온 프로모션 같은 프로모션이 내일 또 나오고, 다음주에 또 나오고, 한 달 뒤에 또 나온다. 웨딩 업계의 프로모션이란 원래 사시사철 일년 내내 있는 것이지만, 호갱인 당신에게만 '특별히 오늘' 보여주는 척할 뿐이다. 절대 속지 말자. 오늘 계약 안 해도 할인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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