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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마음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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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이 Dec 04. 2023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짧은 인사 뒤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나는 알지 못했었다.

때론 표정조차

어떻게 지어야 할지 알지 못한 날이었다.

나만 이르게 찾아온 혹은 뒤늦게 돌아온

허공의 시간을 견디는 일은

홀로 있는 때에는 그럭저럭 견딜만했으나

온기 가득한 세상과는 도무지 어느 근육을 써가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웃지도 울지도 무표정하지도 못한 얼굴로

괜히 천장을 바라만 보았던 그런 날이었다.

호흡하는 일조차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은 해야 할 것 같아서

조심스레 입을 떼었다가 아 나는 하고 싶은 말이 없는 사람이구나 하고

다시 입을 가만히 다물어 어물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짧은 인사 뒤로도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나는 알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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