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의 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옹이 Dec 15. 2023

장난

횡단보도 가장자리에 서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어둠의 장막 뒤로 불빛이 

숨통을 조여 오는 시간처럼 

눈을 감았다 떴다 감았다 떴다 한다.


짓궂은 빛에 짙어지지 못한 어둠은 

어중띤 모습으로 차도에 내려앉고 

얼떨결에 그 아래 깔린 나는 

눈을 감았다 떴다 감았다 떴다 하며 

형체를 알 수 없이 또한 명확하게 찌그러졌다. 


그러나 이내 초록색으로 바뀐 신호를 발견하고

평평해진 몸을 뉘인 채 슥- 슥- 우습지만 바닥을 긴다.


이건 누구의 장난일까


 





                     

매거진의 이전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