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 ~~~~~~
역시 사람은 당해봐야 그 고통을 안다.
예전에 아는 사람이 요로결석으로 병원에 갔었다는 말은 들었다. 그냥 그러려니 했다. ‘왜 몸에 돌이 생겨서 고통을 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지난주 화요일, 아침에 배가 아팠다. 극심한 통증으로 식은땀이 장난 아니었다. 나는 또 장이 좋지 않은가 생각했다. 아픈 배를 안고 달랬다. ‘그래, 내가 미안하다. 너무 차가운 물을 마신 모양이다. 그래도 술은 안 먹었잖아. 미안해. 배야.’ 그렇게 한참을 달래니 가라앉았다.
무사히 출근을 하고 모임이 있어서 갔다. 아귀찜을 먹었는데 조금 메웠다. 차가운 물을 연신 들이켰다. 모임 언니의 집들이라 집에 가서 차와 과일을 먹으며 구경을 했다. 전망이 좋았다. 새집은 역시 깔끔했다.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속이 살짝 불편했다. 허리에 약간의 통증이 있는 느낌이었다. ‘왜 이러지?’
그날 저녁 배가 아팠다. 작은 아들과 마트에 가기로 했는데 다음날로 미루었다. 다음 날 괜찮아져서 마트에 갔다. 그런데 아랫배가 자꾸 찌릿찌릿하는 게 너무 불편했다. 화장실에 가도 찜찜하니 뭔가 남은 느낌이었다. 아들이 내 표정을 보더니 아프냐고 물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내과에 갔다.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무려 2시간을 기다려 진찰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은 내 배를 누르더니 심한 장염이라고 했다. 나는 아랫배가 많이 불편함을 강조했다. 약을 처방받았다. 그날은 괜찮았다.
그러나 토요일 아침, 다시 찌릿하니 아팠다. 예전에 방광염에 걸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랑 느낌은 좀 다르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산부인과에 갔다. 방광에 염증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식은땀을 흘렸다고 하니 소변과 피검사를 해 보자고 했다. 신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여기는 예전에도 신장 검사를 하자고 했다. 그렇게 검사를 해 놓고 집으로 왔다.
점심으로 짜파게티를 만들었다. 맛있게 먹었다. 약간 모자란 느낌이 들어서 토스트를 해서 하나 먹었는데 배가 심하게 아팠다. 이제 조금 아픈 게 아니라 극심하게 아팠다. 오른쪽 허리가 끊어지는 고통이었다. 나도 모르게 신음이 나왔다. 아야 아야를 연발했다. 구토를 두 번 정도 했다.
남편과 아들은 병원에 가자고 하는데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조금 있으면 가라앉을 줄 알았던 내 배는 더 심해졌다. 결국 119를 불러 병원에 갔다. 통증은 계속되었다.
병원에 도착하여 엑스레이를 찍었다. 의사가 와서 내 상태를 보고 링거를 달면서 진통제를 주었다. 진통제가 들어간다고 바로 고통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의사는 다시 CT를 찍고 오란다. 10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피검사, 소변검사까지 했다.
결과는 요로결석. 다행히 돌이 작고 신장을 지나 내려오는 중이라 그냥 퇴원해도 된다고 했다. 속은 불편하고 메스꺼웠다. 약을 처방받아서 집으로 왔다. 일단 아프지 않으니 살 것 같았다. 저녁으로 죽을 조금 먹었다. 약을 먹고 괜찮았다.
다음날, 원래는 남편과 함께 도서관에 가는데 혹시나 해서 나는 집에 있었다. 점심을 먹고 약을 먹었는데 속이 울렁거렸다. 결국 다 토했다. 다시 허리의 통증이 시작되었다. 어제 만큼은 아니지만 아팠다. 배를 부여잡고 땀을 흘리며 끙끙거렸다. 진통제를 먹었다. 조금 후에 다시 다 토했다. 물을 마시고 마셨다.
인터넷으로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보며 어찌하면 돌이 빨리 내려가는지 알아봤지만 큰 소득은 없었다. 운동요법이 있어서 따라 했다. 나중엔 찜질팩을 데워서 배와 허리를 따뜻하게 했다. 그러면서 나는 또 내 배를 달랬다.
‘돌아 돌아 내려가라. 술술 내려가라.’ 그렇게 주문을 외다가 까무룩 자기를 반복했다. 저녁이 되니 통증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러나 속이 불편하여 밥을 먹기가 힘들었다. 죽은 먹기가 싫어서 물에 밥을 말아서 세 숟가락 먹었다. 그리고 약을 먹었다.
그렇게 하루가 갔다. 오늘은 일단 괜찮다. 통증은 없다. 어제는 아플 때 아랫배에 뭔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빠지는 느낌은 없었다. 그러나 아프지는 않다. 속은 여전히 불편하다. 점심으로 호박죽을 먹었다. 잘 넘어갔다. 혹시나 해서 반만 먹었다. 저녁이 되니 배가 고팠다. 계란 프라이를 해서 먹었다. 절반쯤 먹는데 속이 울렁거렸다. 얼른 숟가락을 놨다. 더 이상 토하고 싶지 않으니까. 이틀 연달아 토했더니 목이 아프다.
요로결석이 여름에 많이 생긴다고 한다. 나는 안 생길 줄 알았다. 왜 나지? 생각해 봤다. 칼슘제가 원인이라고 하는데 의사는 아니란다. 물을 적게 먹지는 않는다. 운동이 부족한 모양이다. 올여름엔 유독 더워서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장렬하는 햇살을 피하고 싶었으니까. 이제 바람이 제법 불고 기온이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 시간을 만들어 강변으로 걸으러 가야겠다. 그게 내가 살 길이다.
요로결석, 다시는 걸리고 싶지 않다. 아파도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