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대체 한가한 병원은 어디 있을까
요 며칠 병원 순례를 다니는 기분이다.
자다가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니 너무 피곤했다. 참다가 산부인과에 갔다. 소변 검사를 해 놓고 약을 받았다.
며칠 후 다시 갔더니 소변에 균이 나왔다며 주사까지 맞았다. 약을 일주일 먹었다.
출장을 다녀와서는 한의원에 갔었다. 허리가 약간 불편했기 때문이다. 침을 맞고 찜질을 하고 왔다.
며칠 후 감기가 왔다. 코가 막혀서 숨을 쉬기 힘들었다. 보통 감기가 오면 기침을 하고, 콧물이 나는데 이번엔 아니었다. 금요일 늦은 시간이라 코감기 약을 먹었다. 조금 괜찮아지는 느낌이 들었다가 다시 심해졌다를 되풀이했다.
월요일 오후에 가까이 있는 이비인후과에 갔다.
이곳도 사람은 많지만 대기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목이 아프고 코가 막힌다고 하면서 처방을 받았다.
이틀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았다.
낮에는 그나마 살만했다. 다행히 기침이 거의 없어서 일도 할 수 있었다. 업무에는 지장이 없었다.
문제는 저녁이 되면 코가 막히기 시작했다. 침대 옆에 화장지가 수북하게 쌓였다.
몸의 컨디션도 그리 좋지 않았다. 고민을 하다가 다른 병원으로 갔다.
9시 30분부터 진료시작이라 맞춰 갔는데 벌써 꽉 차 있었다. 이름을 올리니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단다.
달리 다녀올 곳도 없어서 브런치에 있는 글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병원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왔지만 노인분들이 많았다. 귀에 이상이 생겨서 오신 분들이 많았다.
의사 혼자서 진료를 하는 곳이지만 이곳의 간호사들은 말이 조용하고 친절했다.
병원도 깨끗했다.
내 차례는 11시가 되어서야 왔다. 코 상태를 보더니 축농증이라고 했다. 상태가 심각하다며 사진을 찍었다.
낫는 과정을 보기 위해 찍는 것이라고 했다. 사진에 보이는 내 코에는 하얀 구름이 많았다.
축농증이라니.
아니, 이게 왜 걸리는 거예요?
병이란 자꾸 새로 생기는 겁니다. 그런 질문은 말이 안 됩니다.
약을 조금 세게 처방하니 드시고 일주일 후에 봅시다.
간호사는 코를 풀지 말고 입으로 뱉으란다.
그게 가능할까요?
하다 보면 될 겁니다.
10일 이상이 지나야 낫는다고 한다.
조금씩 차도는 있다. 코로 숨은 쉬어진다. 그러나 아직 몸의 컨디션이 다 돌아오지는 않았다.
오늘 날씨가 내 몸처럼 흐리다.
흐린 하늘을 보니 마음이 차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