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화가 나는 이유가 뭘까?

- 비우고 비우는 일상을 지내보자.

by 정상이


오늘, 날이 흐리다. 일기 예보를 보니 오전에는 흐리고 오후에는 쨍하니 더울 것이란다. 하늘을 보면 비가 내릴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구름은 걷히고 더운 날씨가 될 것이다. 바람이 불지 않는 더운 날씨는 갑갑하고 덥덥하다.


날씨처럼 내 기분이 그렇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 내가 왜 이러지? 이럴 이유가 없는데……. 여러 가지 원인을 찾아보다 내린 결론은 갱년기 증상이 아닐까 한다. 남편 역시 여기저기 아프지만 그 이상은 없다. 애들 역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내 주변이 원인이 아닌 것이다. 내 마음이 내 통제권에서 자꾸 벗어나려고 하는 것인가.


어제 신문에서 읽은 두 가지가 자꾸 생각난다.


하나는 고수리 작가의 글인데, 애들을 데리고 공원을 산책하다가 나무 밑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을 자주 가지는데 그날도 그런 날이었다.

이제 집에 가자고 말하려는 순간, 아이가 하늘을 바라보는 장면을 보고 ‘아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마주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아이가 가자고 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는 글이었다.

일주일 중 하루라도 자신에게 시간을 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게 자연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


다른 하나는 마이클 이스터의 ‘편안함의 습격’이다.

그는 말한다. “춥고 배고픔은 은총이며 본연의 강인함이 솟는 행위”라고.

현대인들은 너무 안락하고 편안하니 굶주리고 혹한에 자신을 내몰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편안함을 누리던 작가가 그 일상을 벗어나 혹한에 자신을 내몰면서 여러 가지 극한을 견디면서 지내 온 것을 기록한 책이었다.


한편으로는 동의한다. 옛날에 비하면 아주 편안한 삶을 누리고 있으니까.

우리의 손과 눈은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보느라 잠시도 쉴 시간이 없다.

식당이든 어디든 잠시 잠깐의 시간이 생기면 너도 나도 휴대폰을 보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가 말하는 “춥고 배고픔”을 체험하고 싶지는 않지만 위장을 적당히 비워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가능한 시간이 있다면 하루나 이틀 정도 먹는 것을 멈추는 행위를 하고 싶다.

배고픔을 워낙 참지 못하는 편이기는 하나 한 번 해 보고 싶다.

배가 부른 상태의 포만감 보다 배고픈 상태의 헐거움이 가끔 더 좋기는 하니까.


신체는 자생력을 가지고 있다.

그 자생력은 속이 비워져 있을 때이다.


현대인은 과잉이다.

나 자신도 과잉이다.


많은 사람들처럼 나 역시 내 몸에 붙어 있는 살들을 빼고 싶다.

그러려면 적게 먹고 더 많이 운동해야 하는데……그게 알면서 잘 되지 않는다.


내 화의 원인이 갱년기라서가 아니라 과체중으로 내 몸이 보내는 신호는 아닐까.

더 많이 움직이고 더 적게 먹는 일주일을 보내보자.

나를 아끼려면 나를 비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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