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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 시작되었다.

by 정상이

탁상달력이 11월로 넘어갔다.

11월엔 평일이 꽉 차 있다.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다.

꽉 찬 날들을 잘 채우면 뿌듯할 것이고, 쉬는 날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 갑갑할 것이다.

일단 오늘의 나는 전자이다.

12월이 되기 전에 좀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 뭔가 성과를 쥐고 싶은 마음이다.


뭔가를 시도할 때는 의욕이 넘치고, 열심히 한다.

결과를 기다릴 때는 초조하고 불안하다.

막상 내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면 한동안 좌절하고 짜증이 난다.

그러나 계속 화를 내고 있을 수는 없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기에 누굴 탓할 수도 없다.

이럴 땐 에세이를 읽는다.

어쩌다 닥친 불운에도 잘 견디어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그녀를 보며(그런 날이 있잖아, 불행을 만났다가 잘 헤어진 날, 배서영, 캐스팅북스, 2025) 나는 그래도 아프지 않잖아. 하면서 기운을 차린다.

마음의 평정을 찾으려고 숨을 쉬고 쉰다.


단편소설을 필사하면서 문장 하나하나 새겨봤다.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잘 쓴 글임을 쓰면서 다시 느꼈다.

나 역시 이런 글을 쓰고 싶다.

글 속에 빠져서 나 역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그런 경지를 느끼고 싶다.

글이 나를 잡아채 갔으면 싶다.

20251024_121445.jpg 구름이 왠지 11월을 가리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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