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명 길몽이다.
수지가 꿈에 나왔다.
분홍빛이 나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배가 불룩했다. 임신 7개월을 넘긴 시점이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그녀의 배를 쓰다듬으며 발로 차지 않아? 하고 물었다. 가끔 그런다고 했다. 수지는 나에게 자신의 모습을 찍어 달라고 했다. 나는 최대한 길게, 멋지게 나오게 하려고 휴대폰의 각도를 바꾸어 가며 찍었다.
알람 소리에 일어났다. 눈을 뜨고 꿈을 생각했다. 생생했다.
수지가 꿈에 나오다니. 그것도 임산부로.
이건 진짜 길몽이다. 꿈에 연예인이 나오면 좋은 일이 생기고, 임산부를 만나거나 아이를 낳는 장면을 봐도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한다.
이 꿈 하나로 나는 여태까지의 자잘한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수지야, 고마워."
옆에 있었다면 고맙다며 뽀뽀를 해 주고 싶었다. 격하게 안아도 주었을 것이다. 물론 내 희망이 그렇다는 것이다.
물론 꿈은 꿈이다. 요즘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나에게는 이 꿈은 모든 걸 잊게 해 주었다.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희망, 그것도 두 배로. 이렇게 나는 나에게 위로를 보낸다.
사람은 약한 동물이다.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작은 일에 힘들어한다.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일에 신경을 쓰고 있는 나를 보며 “야, 오지랖 부리지 말고 잊어.”라고 말하고 싶은 순간들이 최근 많았다.
나는 왜 이런 일들에 신경을 쓰고 있었을까. 좋게 말하면 책임감이고, 나쁘게 말하면 쓸데없는 권위의식이 있었던 건 아닌가. 자문해 본다.
나 자신도 잘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있는가. 나에게 집중하자.
작은 아들이 수지의 팬이다. 작은 아들 방에는 수지의 사진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컴퓨터 배경 화면에 다양한 사진들이 있다. 그녀는 언제나 봐도 눈이 부시다. 작은 아들도 자격증 시험을 보기 전날 수지 꿈을 꾸고 합격했다며 자랑했다.
"수지야, 나에게 행운의 여신으로 작동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