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나들이
매년 봄은 오고, 매년 꽃은 핀다.
올해도 꽃이 피었다.
햇살은 따스하고, 하늘은 맑고, 꽃들은 환하게 웃고 있다.
노오란 개나리, 하얀 벚꽃, 우유빛 목련, 분홍빛의 매화. 꽃들로 인해 눈이 즐겁다.
큰 애가 벚꽃을 보러 가자고 했다. 의외였다. 놀러 갈 일이 있으면 친구들과 다녔는데 어쩐 일로 함께 가자고 하는지. 마음이 변할라 후딱 동의했다.
토요일에 점심을 먹고 출발했다. 가까이에 있는 사천 선진리성으로 갔다.
꽃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화려하였고, 활짝 펴 있었다.
벚꽃 터널을 연상케 하는 벚꽃 길이 있었고, 사람들도 꽤 많았다.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소란스럽거나 시끄럽지는 않았다. 성 주변에는 장사꾼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원래 이 시기는 축제기간이었는데 축제를 하지 않으니 조용하니 좋았다. 굳이 축제라는 이름을 달고 장사꾼들을 받고 시끄럽게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 주변에는 벚꽃 나무들의 크기가 아주 컸고, 높이 역시 높았다. 그러나 성 안에는 아기자기한 벚꽃들이 있었다. 아주 큰 나무들은 적절한 크기로 잘랐고 새로 심은 벚나무들도 있었다. 중간 중간 의자가 준비되어 있었고 곳곳에 자리를 깔고 앉아 쉬는 사람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벚꽃의 향은 진하지 않다. 은은하듯 약하다.
둘이서 찍고, 둘이 찍어주고, 다 함께 여러 각도로 찍었다.
꽃도 보고, 사람도 보고 나니 약간 지치는 느낌이었다. 카페에 가서 커피를 한 잔씩 하기로 했다. '체리블라썸'이라는 카페가 가까이 있었다. 카페는 밖에서 본 것보다 컸다. 사람들도 많았다. 주문을 하니,
"좀 오래 걸립니다." 라고 했다.
설~마 많이 걸릴까 하는 생각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시간이 10분 지나고, 다시 10분이 지나도 벨은 조용하기만 했다. 바쁘진 않지만 앉아서 기다리는데 허기가 졌다. 그렇게 35분이 지나고 드디어 나왔다.
커피와 함께 주문한 허니브레드는 맛있었다. 커피는 그냥 그랬다.
그냥 집으로 가기는 아쉬워서 남해로 드라이버를 갔다. 상주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썰물이라 모래와 펄이 많은 부분 차지하고 있었다. 저녁이 되어가니 바람이 제법 불었다. 남편은 얇은 잠바로 춥다고 해서 작은 애랑 옷을 바꾸어 입었다. 저녁은 감자탕과 소주로 마무리 했다.
오랜만의 나들이,
꽃도 보고, 바다도 보고,
함께여서 더 의미있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