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버킷리스트는 올해 아들과 함께 놀이공원에 가는 거예요
제 버킷리스트는 올해 아들과 함께 놀이공원에 가는 거예요.
그 한마디가 내 마음을 오래 붙잡았다.
버킷리스트를 공유하던 모임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올해의 버킷리스트를 꺼내 놓았다.
누군가는 크고 대단한 목표를, 누군가는 소박한 일상의 소망을 이야기했다.
그중 내 마음에 가장 남은 건 화려하지도, 거창하지도 않은 그 한 문장이었다.
올해 아들과 함께 놀이공원에 가는 것.
매일같이 놀이공원을 오가다 보니, 나는 어느새 그 설렘의 온도를 잊고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이곳이 몇 주 전부터 손꼽아 기다려온 하루,
마음속 버킷리스트에 적힌 한 줄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나 역시도 어릴 적엔 그랬다.
놀이공원에 가기로 예정된 날부터 잠들지 못했고,
입구의 음악을 듣고, 놀이공원 특유의 냄새를 맡을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 기억이 떠오르니 이 일터가 다시 조금 다르게 보였다.
그날 그 이야기를 들려주신 아버님은
지방에 가족을 두고 서울에서 홀로 일하시던 분이었다.
잠시나마 가족과 웃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소망.
그 단순하지만 어려울 수 있는 바람이 이상하게도 내 마음을 울렸다.
매일 수천 명의 손님이 이곳을 찾는다.
각자의 사연을 품고, 저마다의 이유로 웃는다.
그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지쳐서 무표정하던 내 얼굴이 부끄러워졌다.
그날 이후로 다짐했다.
누군가의 추억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아니, 가능하다면 그 추억의 한 장면이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