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밀도가 높지 않고
공간에 있는 탁한 공기가 켜켜이 쌓여간다
하루가 끝나지 않았지만
헛헛이 내 마음은 이곳에 함께 있지 않다
함께 떠나지 못한 나의 소심들은
외롭게 품이 든다
누군가에게 물어보려 꺼내보면
별것 아닌 것들이
가볍게 흘려보낼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깊은 심연으로
내일의 해가 뜨기 전
어쩌면 가장 어두운 밤을
나는 대낮에 삶을 그려내듯
이 밤도 그려내고 싶은 걸 지도
그 품이 드는 일이 나는
가랑비처럼 신경 쓰여
기다리는 연락이 있어
폰을 자꾸 들춰보듯
계속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