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심리란 게 참 웃기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고.
있을 땐 관심도 없다가 없으면 더 찾고.
한국에 있는 동안에는 딱히 애타게 찾지도 않던 김치.
상에 있으면 몇 번 집어 먹고 없으면 없는대로 밥을 먹었다.
깻잎도 마찬가지.
한국 가면 매 끼니 쌈싸먹을 것 마냥 깻잎 노래를 불렀었는데, 막상 한국에서 머물었던 5개월 동안 깻잎 먹은 횟수를 세어 보면 열 손가락 안이다.
김치를 쉽게 구할 수 없는 곳에서 살기 시작하면, 나는 김치 강박증에 걸린 사람이 되어버린다.
매 끼니 꺼내 먹는 것도 아니면서, 김치를 만들어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지는 이상한 증상.
한국인병인가보다.
김치냉장고가 있으면 그걸 채우겠다고 한바탕 난리법석을 피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