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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아 Jan 12. 2021

간헐적 단식


매년 1월이 되면 영미권 문화에서는 “채식의 ”, “다이어트”, “Veganuary” 등의 단어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12 전부터 건강 얘기는  구석에 미뤄두고 크리스마스 관련 피드들을 올리기 바빴던 각종 소셜미디어는 달력이 1월로 넘어감과 동시에 채식 레시피와 실내운동 동영상들로 다같이 갈아탄다.

그러다 보니  눈에 자연스레 들어온 단어가 있다.
Intermittent fasting.
간헐적 단식.

이게 뭔가 궁금해 이리저리 검색하다 보니, 내가 20살 때부터 해 온 밥먹기 방식과 비슷하다.

간헐적 단식이라는 다이어트 요법이 있다는 것도 몰랐던  , 나는 “몸을 움직이지 않을거면 먹지도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소비하지 않을 칼로리를 섭취하면 몸에 남을테고, 그건 영양적 불균형,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외출 후 집에 오면 자기 전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물만 마셨다.
다행히 우리 가족들은 군것질을 별로 하지 않아서  허기를 자극할만한 먹거리가 눈에 띄지 않았는데,  한가지 대단히 힘들었던 건, 혈기왕성한 남동생이 밤마다 끓여먹던 라면이었다.
 때부터 전세계 남동생들이 혐오하는 누나들의 “한입만시전이 우리집에서도 등장했다.

아무튼 이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 간헐적 단식을 생활화하며 살다 보니, 자연스레 건강한 식습관을 갖게 되었다.
제대로  식사를 하루에  번만 게 되니 영양소를 고루 갖춘 건강한 음식으로  끼를 려고 노력하게 되고, 정크푸드로 배를 채우는 일은 피하게 되었으며, 간식 하나를 고를 때도 영양소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몸에 필요한 최소한의 영양소만 섭취하며 살다 보니, 지금 내 몸에 뭐가 부족한지, 뭘 먹어야 하는지를 쉽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유 없이 갑자기 시큼한 과일이 땡기면 내 몸에 비타민이 부족하단 얘기고, 빵집 옆을 지나지도 않았는데 버터향 가득한 크루아상이 생각나면 몸에 지방을 보충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며칠간 당분 섭취를 거의 하지 않았을 땐 여지없이 도너츠 하나가 간절해진다.


지금 대단히 먹고싶은 음식을 먹는 것이 기분을 좋게 만들 뿐 아니라 내 몸까지 건강하게 해 준다니, 이 얼마나 괜찮은 일인지.


하루 이상 굶은 후 건강한 대왕 김밥을 만들어 먹고 나니 달달한 도너츠가 눈 앞에 둥둥 떠다닌다.

문 열자마자 사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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