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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로운 숲 혜림 Oct 31. 2024

손끝으로 따라 쓰는 감사 명언-19일

드디어 아이를 데리고 새로운 병원에 나는 날이 되었다.

그 곳은 교육청과 연계된 곳이었고 의사는 지역 신문과 뉴스에 여러번 나왔던 사람이었다.

여기에서 만큼은 아이에 대해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퇴근 후에 아이를 태워 병원으로 달려갔다. 

예약한 시간은 5시 30분.

나와 아이가 병원에 가는 걸 방해라도 하듯 차가 막혀 움직이지 않았다.

또 이렇게 하늘은 나를 힘들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진료 시간이었기에 어떻게든 가야했다.


겨우겨우 시간에 맞춰 병원 앞에 도착했을 때 병원 현관 밖까지 나와있는 신발이 보였다.

들어가기 전에 슬리퍼로 갈아신고 문을 열었다. 

분명 마지막 진료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대기실에는 사람들이 가득차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 사람들은 모두 다 괜찮아보였다. 

이 사람들은 모두 다 무슨 일로 여기에 왔을까? 

각자의 사정이 있는 듯 그 누구도 말이 없었다.


아이의 이름이 불렸고 나와 아이는 진료실로 들어 갔다.

의사는 아이에게 ADHD적 성향이 보인다고 했다.

정확한 건 검사를 통해 알 수 있으니 예약을 잡으라고 했다.

진료실에서 나가 검사비용을 결제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에 또 돈이 나간다.

언제까지 아이를 데리고 이렇게 병원을 다녀야 할 지를 생각하니 막막함이 몰려왔다. 

밤 11시가 조금 넘자 아이가 자겠다며 인사를 하러 왔다.

"엄마, 안녕히 주무세요."

"너도 잘 자렴."

"엄마, 꿈나라 기차 해주시면 안 돼요?"

꿈나라 기차는 아이가 어릴 잠들기 전에 이불을 높게 들어 올렸다가 전체를 덮어주는 놀이였다.

이제 다 컸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안해줬었는데 아이는 그 때가 생각났나보다.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의 방으로 함께 들어갔다.

아이는 침대에 눕고 나는 이불을 들었다.

"자, 꿈나라 기차 출발합니다."

이불이 스르르 아이의 몸을 덮는다.

이불 속에서 얼굴만 꺼내 꼬옥 안아준다.

"사랑해, 그리고 잘 커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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