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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ya Sep 03. 2017

포트폴리오 같은 삶-우리의 20세기

영화 우리의 20세기를 보고

   우리의 20세기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실제로 20세기가 삶의 주 무대였던 나는 우선 편안한 우리의 이야기일 것이라 여겨져 마음이 갔다.

     

   1970년대의 급변하는 산업으로 사람들의 가치관과 사회적 정서 또한 빠르게 변화해 가는 미국에서 사춘기로 방황하는 아들 제이미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 애쓰는 도로시아(아네트 베닝)가 쉐어 하우스를 하며 하숙생 애비(그레타 거윅), 윌리엄 그리고 제이미의 친구 줄리(엘르 패닝)와 엮어가는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일찍이 이혼하고 혼자서 아들을 키우는 도로시아는 아버지의 부재로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주변 남자들을 항상 아들 곁에 있게 한다.

제이미는 자연스럽지 않은 그러한 상황이 불편하고 엄마가 행복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여겨 반항하게 된다.

급기야 도로시아는 페미니스트 애비와 진실한 사랑에 회의하는 줄리에게 조차 아들의 방황을 끝내기 위해 도움을 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그들은 각자 자신의 삶의 기준에 따라 조언을 하고 이끌어갈 뿐이다. 그들 또한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알 수 없기에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성장해 가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기준에 따라 다른 삶을 살아갈 뿐이고 그들의 삶을 그대로 인정해야 하겠지만, 

각각의 시각들에게서 나오는 그 많은 자극들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하고 받아들여 자기의 삶을 만들어 갈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아네트 베닝의 대사에서처럼 –모두에게 인생은 처음 살아보는 것-이고 또한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는 것이 인생- 이기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서로 사랑하고 행복하기 위해 죽는 순간까지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처음 이 영화를 보았을 때는 지나치게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감독의 연출이 너무나 뚜렷하게 보여서 영화 같은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감독의 다른 작품 <비기너스>를 보면서 이 감독이 말하고자 한 의미가 완전히 느낌으로 와 닿았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이해할 수 없는 세대 간의 이질감을 가족 더 나아가 사람과 동물에 대한 사랑으로 이해하고 감싸 안는 밀스 감독의 따뜻하고도 풍부한 인간애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성장한 20세기의 이야기가 21 세기를 살아가는 내 아들 딸들에게도 그대로 들려주고 싶은 삶의 이야기라 퇴근길에 지친 딸을 끌고 간 보람이 있었던 것 같다.  

포스트까지 직접 디자인한다는 감독의 예술성은 배우들의 의상 색깔과 소품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쓴 것 같았다. 그리고 배경음악들, 나는 그 음악들이 무엇인지를 열심히 찾아 듣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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