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알기 전에
그대는 모든 것을 잃어 봐야 한다.
묽은 죽에 소금이 녹아버리듯
한 순간에 녹아버리는 미래를 느껴 봐야 한다.
그대가 손 안에 쥐고 있는 것,
숫자를 세며 애써 모았던 것,
이 모든 것이 사라져 봐야 한다.
친절의 영역 사이에서
그 때의 광경은 얼마나 황량할까.
......
그대가 친절이라는 상냥한 중력을 배우기 전에
흰색 판초를 입은 인디언이
길가에 죽어 있는 곳을 여행해 봐야 한다.
그대는 알아야만 한다.
어찌하여 그가 당신일 수도 있는지,
어찌하여 그 또한 목숨을 부지하는 숨과
계획을 갖고 밤새워 여행했던 사람이었는지를.
친절이 내면의 가장 깊은 곳에 있음을 알기 전에
그대는 또 다른 가장 깊은 것이 슬픔임을 알아야 한다.
슬픔에 잠겨 깨어나 봐야 한다.
그대의 목소리가 모든 슬픔의 실 가닥을 잡고
그 옷감의 크기를 알 때까지
슬픔과 이야기해 봐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 이해되는 것은 오직 친절 뿐.
오직 친절만이 그대의 구두끈을 묶어 주고,
일상 속으로 내보내 편지를 부치고 빵을 사게 한다.
오직 친절만이 머리를 들고
세상 사람들 가운데서
그대가 찾고 있던 것은 나라고 말한다.
그리고 어디든 그대와 함께 간다.
그림자나 친구처럼.
- 나오미 시합 나이(Naomi Shihab Nye)
# 의미 없이 사라지는 고통은 없습니다. 고통 없이는 근육이 자라지 않듯이, 마음도 고통을 이겨내며 자랍니다. 그러니 지금 삶이 고통스럽다 여기신다면, '고통의 느낌'보다 '고통의 의미'에 대해, 그리고 '고통의 이유'에 대해 더 깊이 숙고해 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