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책이름 Nov 05. 2020

아픈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많아진다.

밤에 읽는 책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많아진다.』

혼자 방에 앉아 엄마아- 하고 불러봅니다.


엄마,

엄마아-


엄마..




엄마라는 이름에 담긴 수많은 감정들이 제 속에 자꾸만 차오릅니다.


엄마 곁을 떠나 홀로 독립을 한지 벌써 한 달.

잘 해내고 있는 건지, 잘 해내지 못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날들이 이어지는 요즘.


어느 한낮 제목에 이끌려 책 한 권을 폈고,

밤이 깊도록 손에 쥐고 있습니다.


결국 잠자기 전, 오늘 내 머리맡을 지키는 책 한 권.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어느 날 엄마의 암이 재발했습니다.

덜컥 아파버렸고, 덜컥 나를 떠났습니다.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김소은 작가님의 이야기입니다.


엄마라는 이름의 힘은 거대한 것 같습니다.

나의 엄마가 아닌데도, 그저 엄마라는 이름에,

엄마가 아프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함께 무너집니다.

눈물이 글썽 맺혀버립니다.


원고를 쓰면서 많이 울었다. 엄마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내는 일은 즐거우면서도 힘들었다.
책상 앞에 앉아 작업을 하려고 하면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친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오로지 엄마만을 생각하며 쓴 이 책을 엄마가 같이 읽어주었으면 싶은데,
한편 엄마가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책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하다.(…)

지금의 내가 엄마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꿈밖에 없다.
이 책이 나오는 날, 엄마와 꿈에서 만나 맛있는 라면을 먹으며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고 싶다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서문」에서




작가님은 20대에 친구들 중 가장 빨리 결혼을 하셨다고 합니다.

딸을 낳고 키우면서 자신을 키운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었고,

그래서 엄마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하루 아이를 키우며 정신없이 사는데,

엄마의 암이 어느 날 덜컥 재발했다고 합니다.


암세포가 온몸에 퍼져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그렇게 작가님은 엄마를 떠나보내셨습니다.



엄마도, 우리도 익숙해져서 잠시 잊고 있었다.
서로의 곁에 있을 수 있는 행복과 감사함을.
우리에게 또다시 아픔이 찾아온 것도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중에서




작가님의 이야기가 마치 나의 이야기인 듯,

엄마라는 존재는 모두에게 가슴 절절한 이야기인가 봅니다.


엄마를 보내는 일,

보낼 수 없다고 생각했던 존재를 떠나보내는 일.


울고 싶지 않은데 눈에 눈물이 자꾸 그렁그렁 맺혔습니다.

어린 시절 엄마와의 기억들을 되새기는 작가님 이야기 때문에.

작가님의 이야기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엄마와 딸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모습에서 저는

저의 엄마와 추억과 사랑을 떠올렸습니다.




한 번도 하지 못한 말, 하지만 꼭 전하고 싶은 말

“엄마, 또 올게. 잘 있어”


타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로 스며듭니다.

책을 덮고 저는 저의 엄마를 떠올리고, 엄마와의 시간을 떠올리며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늦은 밤이었지만, 괜찮았습니다.

우리는 그래도 괜찮은 사이니까.


엄마와 나는 언제든 전화로 연결될 수 있고, 언제든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 사이니까.




온종일 우는 마음으로 보내다가,

결국 수화기 너머 엄마 목소리를 듣고선 그렁그렁 맺혔던 마음이 터졌고,

마음은 눈물이 되어 멈추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엄마에게 특별히 잘못한 일이 없는데 눈물이 나는 것은.

이상하게 깊은 곳으로부터 미안함과 고마움 같은 감정들이 한데 섞여 눈물이 맺히는 것은.


사랑이겠죠.

사랑해서 그런 거겠죠.


사랑해서 눈물이 나고,

고맙고, 미안하고, 아프고 그런 거겠지요.





엄마 목소리를 들으며 차분해지는 밤.

울고 나니 조금은 마음이 후련해지는 밤.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를 읽으며

나는 어쩌면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 더 할 기회를 얻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지 말고 많이 표현하며 살아야겠다, 다짐했던

어느 밤의 이야기-


저와 같은 밤을 보내는 분께, 엄마가 그리운 밤을 보내시는 분께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를 추천합니다 : )






엄마는 어디에 있을까. 우리를 보고 계실까
아니면 우리에 대해선 전부 잊고 다음 생을 준비하고 계실까. 
아니면 그냥 그것으로 끝이었을까.

우리를 잊었더라도 상관없으니
엄마가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

모든 슬픔은 우리에게 남겨두고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중에서








밤에 읽는 책

 마음이 쓸쓸한 어느 밤,

침대에 앉아 읽기 좋은 따듯한 책을 추천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늙은 엄마라도, 아픈 엄마라도 좋으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