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은중과 상연, 한강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은중과 상연은 작별하지 않았다.
기억 속에 남았고, 전설적인 우정 이야기로 남았고, 한국인으로서 몇 안 되는 안락사 케이스로 남았다.
그 둘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로부터 작별하지 않았고, 사랑과 우정과 작별하지 않았다.
연명을 하지 않음으로써 세상과 작별하지 않았고, 선택함으로써 이 세상과 작별하지 않았다.
제주 4.3 사건에 대해 잘 몰랐다. 솔직히.
소설을 통해 제주 4.3 사건에 대해 다시 한번 검색해 보았다. 우리나라에 그런 일들이 있었던가에 대해.
마음이 찢어지게 아팠던 것은 그 사건에 대해 공감을 했다기보다, 작가의 글에 공감을 크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 일을 겼은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자료를 찾아보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이 작가는 보냈을까...
너무 오래전일이라,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일이라, 나에게는 진짜 소설로 다가오는 이야기이지만,
이 소설이 지극히 사랑에 대한 것' 이기를 바라는 한 강 작가에게 ' 이것은 사랑에 대한 소설'이 맞다고 독자로써 꼭 말하고 싶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라고, 아픈 일을 그냥 넘기지 못하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러브스토리라고...
그래서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이 경하와 인선과 소설 속 아픔을 가진 사람들과 한강과 그리고 독자에게 죽어도 우리가 가진 그 무엇과 '작별하지 않음을' 외치는 소리와 같다는 것을...
드라마 속 은 중과 상연은 많은 오해와 사건 그리고 열등감으로 서로를 미워하고 싫어해도, 그들의 마음속 사랑은 그들을 작별할 수 없게 했다.
소설 속 경하는 사소로운 인선의 부탁을 들어주며, 위험한 상황에 처했어도, 인선과 사건에 대한 공감으로 슬프지 않게 마지막 남은 성냥개비를 불태울 수 있었다.
사랑은 무엇이며,
관계는 무엇일까.
나도 정말로 누군가와 작별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