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추위에 떨고 있는 너에게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선생님이 교사 임용 공부하면서 스터디 플래너에 붙여두고 매일 위로받았던 시야.
특히 마지막 구절이 참 마음에 와 닿더라고.
고3이라는 추운 겨울을 보내는 동안 마치 이 추위가 영원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잖아.
그럴 때 '아, 지금 겨울이구나. 곧 꽃이 피겠구나.' 생각하면 또 하루를 견딜 힘이 생기는 거 같아.
매일 하루를 살아가는 일이 파도치는 폭풍을 한가운데로 홀로 걸아 나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면
시에서 말하듯 조용히 닻을 내리는 마음으로 담담히 내 할 일을 하는 거야.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너무 많은 말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담담하게.
그렇게 하루만 바라보고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파도가 지나가고 잠잠해진 바다를 보게 될 거야.
있잖아, 한 번 폭풍을 지나온 사람은 그다음 폭풍을 만났을 때 조금 더 강인해져 있어.
새로운 위기는 여전히 낯설고 두렵지만 그래도 조금은 용기가 생긴다고나 할까.
이미 나는 폭풍을 어떻게든 뚫고 지나갈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나 자신이 '아니까'.
그리고, 이 겨울 내가 기도하며 너희와 함께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