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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돌의 지혜 Jan 17. 2021

봄을 기다리며

겨울의 추위에 떨고 있는 너에게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선생님이 교사 임용 공부하면서 스터디 플래너에 붙여두고 매일 위로받았던 시야. 

특히 마지막 구절이 참 마음에 와 닿더라고. 

고3이라는 추운 겨울을 보내는 동안 마치 이 추위가 영원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잖아. 

그럴 때 '아, 지금 겨울이구나. 곧 꽃이 피겠구나.' 생각하면 또 하루를 견딜 힘이 생기는 거 같아. 

매일 하루를 살아가는 일이 파도치는 폭풍을 한가운데로 홀로 걸아 나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면 

시에서 말하듯 조용히 닻을 내리는 마음으로 담담히 내 할 일을 하는 거야.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너무 많은 말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담담하게. 

그렇게 하루만 바라보고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파도가 지나가고 잠잠해진 바다를 보게 될 거야. 

있잖아, 한 번 폭풍을 지나온 사람은 그다음 폭풍을 만났을 때 조금 더 강인해져 있어. 

새로운 위기는 여전히 낯설고 두렵지만 그래도 조금은 용기가 생긴다고나 할까.

 이미 나는 폭풍을 어떻게든 뚫고 지나갈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나 자신이 '아니까'. 

그리고, 이 겨울 내가 기도하며 너희와 함께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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