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바라보는 나의 아기에게
이제 8개월이 된 우리 둘째 가을이
아기야. 안녕? 엄마야.
졸음이 가득해서 칭얼대면서도 쉽게 잠들지 못하는 너에게 쪽쪽이를 물려보았다가, 자장가를 틀어보았다가, 흐르는 물소리를 들려주었다가, 결국은 아기띠로 안아 막 재운 참이야.
엄마는 체력도 약하고 인내심도 얕은 사람인 거 같아. 그래서 늘 지친 내색을 하며 너와도 활기차게 놀아주지 못하잖아. 이맘쯤 엄마와의 눈 맞춤이 아주 중요하다고 들었어. 최소한 우유를 먹이는 그 시간만큼은 아기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봐주라고 하더라. 평소에는 네 누나와 놀아주느라 네 얼굴은 자주 들여다보지도 못하는 엄마지만 그것만큼은 꼭 해줘야겠다 생각했어.
그런데 아기야. 네게 우유를 먹이는 그 십 분조차 나는 힘들게 느껴지더라. 일 분 정도 눈을 맞추고 나면 괜히 목도 뻐근한 것 같고, 다른 생각도 들고, 남은 시간들이 너무 지난하게 느껴져. 그래서 고개를 들고 창 밖도 보았다가, 다른 생각도 했다가, 가끔은 티비나 핸드폰을 보기도 해. 그러다 문득 네 생각에 다시 네 얼굴을 쳐다보면 나를 여전히 빤히 바라보고 있는 너를 발견해.
그럴 때 엄마는 사랑받는 기분을 느껴. 십 분 넘게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엄마만 초롱초롱 바라보고 있는 너에게 큰 우주가 된 것만 같아. 내가 너에게 그런 사랑을 줘야 하는데 오히려 네가 더 큰 사랑으로 나를 위로해주고 있구나 싶어.
존재만으로 이토록 기쁨과 행복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어. 엄마한테 와줘서 정말 고마워. 나도 부족하지만 있는 힘을 다해 너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볼게. 이토록 작은 너를 보며 한 맹세를 오래도록 잊지 않을게. 사랑하고 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