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이 사진을 프사로 하는 이유
아이가 없을 때는 늘 궁금했다. '왜 엄마들은 아이 사진을 프사로 할까'. 아이를 키우는 주변 지인들과 동료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다 본인의 아이들이었다. 그럴 거 같지 않았던 언니들도 아기가 태어나면 누구나 본인 사진에서 아기 사진으로 프사를 변경했다. 솔직히 그땐 그게 썩 긍정적으로 보이진 않았다. 왜 본인 이름의 계정에 아이 사진을 프로필로 하는지, 마치 엄마가 되면 본인 인생은 없고 아이가 삶의 중심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나중에 나는 아이를 낳아도 내 사진을 프사로 설정하리라 마음으로 다짐도 했었다.
그랬던 내가 그 누구보다 부지런히 아이들 사진으로 프사를 도배하고 있다. 아이 없는 친구들 중에는 나랑 카톡 대화를 하다보면 내 아이 사진 때문에 마치 내 아이랑 대화하는 기분이 든다며 돌려 불편함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불가피하게(?) 아이들 사진을 프사로 두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일단 아이 낳고 내 독사진을 찍을 일이 거의 없다. 일상을 아이들과 보내다보면 핸드폰 사진첩은 아이들 사진으로 가득 차게 되고 어쩌다 나를 찍어도 아이들과 같이 찍은 가족사진이다. 게다가 연달아 남매를 낳은 나는 출산 후 늘 다이어트 중이므로 통통한 내 모습에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있다. 또한 아이들과 있으며 화장하고 꾸밀 일도 잘 없는데 집에서 잠옷 입고 찍은 사진을 프사로 하기도 곤란하다. 그리고 내가 별도의 sns를 잘 안 하다 보니 아이들 크는 모습을 지인들에게 보여줄 기회가 별로 없어서 프사를 통해 아이들 근황을 알리려는 의도도 있다. 끝으로 정말 솔직한 마음은... 내 눈에 귀여워 죽겠는 내 새끼들, 남들에게도 '참 예쁘쥬'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99.99999%이다. (나중에 들어보니 자신의 반려견을 프사로 하는 친구들도 비슷한 마음이라고 했다.)
쓰고 보니 엄마가 되면 삶의 중심이 아이들로 옮겨지는 게 맞나보다. 물론 지금은 더더욱 아이와 내 삶이 뗄래야 뗄 수 없는 영유아 육아기이기에 더욱 그렇겠지. 엄마가 되고나서야 이해가 되는 엄마의 세계가 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겸손해진다. 나는 얼마나 많은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판단하며 살아왔던가. 오늘도 남매의 새로운 사진으로 프사를 업데이트하며 드는 감상을 이렇게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