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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인 Jun 15. 2024

하락장을 준비하기

미국 증시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S&P 500 지수는 지난 12일 5440 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상승장의 중심에서는 과연 여기서 주식시장의 열기가 식을 수 있을까 생각이 될 정도로 그 기세는 대단하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영원히 올라갈 수 없다. 


https://brunch.co.kr/@wise-investor/98


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처음 맞은 조정장 혹은 하락장에서 뼈 아프게 깨달은 것이 있다. 자연의 섭리가 그렇듯 달은 차면 기울고, 물질의 흐름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한다는 물극필반(物極必反)과 같이 상승장의 끝은 지독한 하락장의 시작이다. 


상승장에 중심에서 하락장을 대비하자는 말은 하는 사람은 밉다. 나도 그랬다. 소위 주식전문가랍시고 잘 나가는 시장 분위기에 초치는 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년 간의 조정장을 겪고 나서 왜 그들이 그런 말을 했고, 조정장과 하락장에 대한 나름의 대응전략을 반드시 가져야 하는지 깨달았다.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상승장에서 다음 하락장에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길러 놓지 않으면, 하락장을 큰 고통의 기간이 된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하락장을 무작정 버티는 것은 진통제를 맞지 않고 아픔을 그대로 감내하는 환자와도 같다. 참고 기다리면 낫겠지만,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때 팔았어야 하는데' 하루에도 수십 번씩 생각난다. 일어났을 때 생각나고, 샤워하다 생각나고, 돈이 아쉬워질 때 생각난다. 참고로 가장 최근의 하락장에서는 저점을 찍고 직전 고점 회복까지 24개월 정도 지속되었다.


하락장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은 무엇인가? 현금성 자산이다. 상승장에서 현금을 비축해 둔 투자자는 하락장은 놀이터로 바뀐다. 평소에 가지고 싶던 옷 브랜드에서 연말세일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생각만 해도 신난다. 투자의 씬에서도 마찬가지다. 너무나도 좋은 기업을 아주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오늘 사지 않아도 된다. 내일 더 떨어질 수 도 있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적절한 수익실현 및 현금화를 했느냐 못 했느냐가 가져다주는 차이가 이렇게 굉장히 크다.


특히, 올해는 미국 대선이라는 빅 이벤트를 둘러싼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압축적으로 상승하고 조기 종료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아래의 변수를 고려하여 출구 전략에 대해서 고민해 보아야 한다.


① 미국 대선 승리를 위한 연준/재무부의 유동성 공급


재무부일반계정(TGA·Treasury General Account)은 미국 재무부가 현금 운용을 위해 연방준비은행에 개설해 놓은 계좌

미국 재무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TGA 계좌에서 5월 한 달간 약 2000억 달러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다. 이는 고스란히 미국 은행의 지급준비금으로 흘러 들어갔고, 직간접적으로 증시를 부양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게다가 약 2개월 간 재무부가 단기채를 발행한 돈으로 장기채를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장기채 금리를 강제로 낮추는 의도이며, 채권 금리가 낮아지면 안전 자산보다는 위험 자산인 주식 시장으로 투자자의 관심이 옮겨지는 것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연준은 양적 긴축을 600억 달러 규모에서 250억 달러 규모로 축소하기로 했다.


어찌 되었든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으로 들릴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주가를 부양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재선에 성공하면, 사실 그 이후에 증시 상황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을 확률이 높다. 바이든 정부의 시험 기간은 올해 11월 5일까지지만 우리의 투자는 그보다 훨씬 길다. 그래서 반드시 이후에 일어날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② 인플레이션 압박 및 경제 불황


위와 같이 막대한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되면, 잡혀가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막대한 통화공급, 양적완화 이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인플레이션 이펙트가 온다는 분석이 있다. 11월 5일의 6개월 전인 5월부터 옐런이 움직였다고 보면 이해가 된다. 겨우 진정되어가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다시금 힘을 받는다면, 연준이 다시 고금리 정책을 내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U.S. Consumer Price Index (CPI) MoM, 미국 CPI지수 1년 간 추이


인플레이션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고금리 정책이 실행되면 증시가 버틸 수 있을까? 당장에야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결국 증시를 움직이는 두 가지 주요한 요인은 '시장유동성'과 '기업의 실적'이다. 인플레이션으로 기업의 실적이 좋을 수 없고, 고금리가 유지되면 시장의 유동성은 축소된다.


자, 그래서 결론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존재하고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낮을 뿐 존재하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으나, 최소한 대선이 있는 11월까지는 중간에 조정이 있을 수는 있으나 지속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상승여력은 현재 기준에서 7%로 보고 있다. 이유는 지난 상승장의 최고점이 CAPE 수치가 38 수준이었다. 현재 CAPE는 35.37이다. 이에 따라 계산을 해보면 S&P500 지수는 5,835,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19,004 정도가 고점으로 계산된다. 다만, CAPE는 기업의 실적을 따라가기 때문에 기업들의 실적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고점이 좀 더 높아질 수는 있다.


https://www.gurufocus.com/shiller-PE.php


나는 위 수준으로 지수가 상승하기 전부터 분할매도를 하고자 한다. 현재 주가지수에서 계산한 CAPE 37.0 수준인, S&P500 지수는 5,682,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18,504에 도달하면 분할매도를 시작한다.



최고점에 팔면 좋겠지만, 이번 상승장은 37까지만 갔다가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 수익을 조금 줄이는 대신에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을 택했다. CAPE 지수가 39를 넘는다고 해도 계좌에 30%는 남겨 놓기 때문에 그 이상 가더라도 배가 좀 덜 아프게 헷지 해두었다. 물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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