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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원형 Feb 27. 2022

우크라이나

어떤 명분이어도 전쟁은 반대다

우크라이나

십수 년 전 우크라이나에 갈뻔했던 적이 있다.

외교부 소속으로 그곳에서 근무하던 지인 가족이

다녀가라고 누차 이야길 했지만

나는 비행기 타는 것도 너무 무서워하는데다

체르노빌 후유증이 두려워 알겠다고 차일피일 미루다

몇 년이 지나고 결국 그들이 귀국을 했다.

귀국하면서 가져온 우크라이나 인형을 선물로 줬다.

석고로 만들었던 것 같고 우크라이나 전통 의상을 입은

길이가 20cm는 족히 넘는 꽤 큰 인형이었는데

그걸 우리 집에 놀러온 어떤 초딩에게 선물해서

지금 내겐 없다.


우크라이나에 체르노빌이 있다는 정도

곡창지대, 유시첸코 오렌지혁명 정도만 알고 있다가

이번에

그들이 그토록이나 러시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를 세우려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우크라이나..

이제 그들의 국기까지 알게 됐다.


평화라는 건

세계 어디에 어떤 나라가 있는지

국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심지어 그들의 역사조차 모른채

그냥 우물 안 개구리로

각자 자기 마을에서

아주아주 사소한 일로

지지고 볶으며 화해하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오늘 문득 든다.


상품사슬에 얽혀 이젠 국지전이 더이상 국지전일 수 없는 세상

그러니 계산기 두드려 잇속을 따지기 바쁘고

전쟁의 불똥이 튀지 않기만 바라는 이 비열한 세상

양차 대전을 반성하며 결성된 유엔은 어디에 있나?

대체 어떤 전쟁을 묵인할 수 있다는 건가?


폭격에 몇 명이 죽었다는 숫자는 상황을 무감각하게 만든다.

목숨 하나하나

그 한 명 한 명에 연결된 무수한 심장들은 또 얼마나 비통할까...

그 비통함이 숫자에 가려져 읽힐 수 없다.

20세기 중반 이후 벌어진 전쟁 이면에 화석연료 기업들이 있고

그리고 화석연료에 중독된 인류...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말처럼

화석연료 중독이 끝내 인류를 절멸로 이끌지

우리가 어서 이 중독에서 헤어날지...

우리 인류는 정말 엄중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기후 위기가 전지구적으로 본격 가시화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고편 같다.


#NoWar #StandWithUkraine


202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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