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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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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원형 Mar 27. 2022

트리안 뮤레베키아


어제 콩쥐랑 오후에 동네를 걸었다.

화분을 사야해서 나간 김에 아예 크게 한 바퀴 돌고 왔다.

이왕 사는 거 예쁜 화분을 사려고

좀 큰 마트엘 갔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화분이 있었고

토분이 있었다.

이태리에서 온 거라는데 생각보다 가격도 비싸지 않아서

두 개 샀다.

콩쥐가 도토리를 물에 불리고 있는 중이다.

참나무를 키우려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했다.

집에 작은 화분이 몇 개 있으니 하나가 더 필요하다고 해서

두 개를 샀다.


트리안을 하나 키우는데

너무 잘 자라서 화분이 좁아

둘로 가른 적이 있다.

그게 불과 몇 주 전

막상 둘로 쪼개려니 쪼개지지 않았다.

이미 화분  두 개에 흙을 담아놨기 때문에

강제로 나눴다.

거의 1:5의 비율로 쪼개졌다.

나누면서도 이게 아닌데.. 싶었는데

이미 벌린 일이라 수습이 어려웠다.

그렇게 두 개로 나누고 보니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적게 나뉘어진 화분은 시들시들 마르는 것 같았다.

시든 잎을 걷어내고 이틀에 한번 꼴로 물을 주며 돌봤더니 살아난다.

문제는 크게 나뉜 화분

나눈 보람도 없이 여전히 화분이 적게 느껴진다...

해서 어제 더 큰 화분을 사서 다시 분갈이를 했다.

몇 주만에 이렇게 시달리게 만든 게 많이 미안했다.

이번엔 큰 곳에서 오래 편히 뿌리를 내리며 지낼 수 있을 거라 위로했다.


저녁에 트리안 화분을 들여다보니 마음에 든다.

이제야 제 자리를 찾은 것 같아 내 마음도 편하다.

내 책상 위에는 물고기가 한 마리 노닐고 있는데

그녀석도 트리안이 마음에 드는 눈치다.^^


화분 하나가 둘로 나뉘었으니

새끼를 쳤다고 봐야하나, 알을 낳았다고 봐야하나?

202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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