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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원형 Mar 28. 2022

붕붕, 얼마나 정겨운지


오늘은 종일 책을 읽었다.

토양에 관한 책인데 아직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은 아니다.

맨 마지막 단락을 읽다가 그만 눈물을 주루륵..ㅠㅠ

지구에서의 삶은 결국 협력과 신뢰에 바탕해야 공존할 수 있다는

어찌보면 너무 당연하고 진부하기까지 한 결론인데

그냥 찡했다...


우리가 일용하는 먹을거리 대부분이 흙에서 오지만

흙을 너무나 혹사시키고 산다.

비료로 살충제로

흙속에도 어마어마한 생명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농사를 짓는 인구 자체가 워낙 적으니

흙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대다수는 알지도 못한 채 살아간다.


뉴스를 통해서 본 거긴 한데

토양침식을 최근에 경험한 건

브라질 상파울루의 모래폭풍이었다.

작년 10월 2일,

정말 굉장했다.

지평선 이끝에서 저끝까지 길게는 7시간 동안 낮을 한밤중으로 바꾸며

일부 지역에서 전기가 끊기고 인터넷도 불통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원인으로 극심한 가뭄을 꼽는데

아마존 열대우림이 국토의 절반 가까이 되는 브라질에 가뭄이라니?

숲을 계속 없애가니 가물고 가무니 강풍이 불면 토양이 다 일어서 날리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


그런 토양을 건강하게 바꾸는 일종의 토양재생을 하는 농부들의 이야기였다.

오전부터 읽기 시작해서

오후 6시 조금 넘을 때까지

정말 꼼짝 안 하고 종일 읽었다.

그만큼 몰입도 높았던 책


멋진 아치를 만들 때 꼭 필요한 마지막 돌이 하나 있는데

그걸 쐐기돌이라 한다.

중력을 거스르며 쌓아오는 양쪽의 돌 사이에 마지막 하나를 끼워서

힘의 균형을 맞추는 바로 그 돌


생태계에도 이런 쐐기돌이 있다.

바다에 사는 고래가 그렇고

식물의 수분을 도맡아 하는 벌이 그렇다.


요 며칠 벌에 좀 꽂혀있나보다.

오늘은 벌을 그리고 싶었다.

그런데 어째 파리 같아 보이는...^^


202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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