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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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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원형 Apr 02. 2022

길가의 민들레


*

오후에 전교조 경기지부 청년교사들 대상 강의를 했다.

오프로 25명, 온으로 65명 도합 90명 교사들이 신청햇다고

서울시청 인근 npo지원센타 1층 품다에서 강의를 했다.

신청인원보다는 조금 적게 모였지만

열기가 후끈했다.


교사들 대상 교육을 할 때면 뭐랄까?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인생에서 교사의 영향은 어쩌면 일평생을 좌우할 수 있다.

인생 초반 교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맺느냐에 따라

어떤 성품의 교사를 어떤 철학의 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삶이 좌우될 수도 있으니까...


강의를 마치고

광화문로를 좀 걸으려했는데

얼마나 시끄러운지

아수라가 따로 없었다.

군가를 크게 켜놓아서 귀가 쩌렁 울렸고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부끼는 거리

얼른 교보문고로 숨어들었으나

그곳에도 휴일이라 사람이 무척 많았다.


다시 지상으로 올라와

결국 급히 귀가했다.

언제쯤 우리의 광화문 네거리에서 새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코로나가 처음 시작되었을 무렵 정말 조용했다.

그떄 교보문고와 종로통 사이에서 박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새들도 인간들의 저런 소음에 지치지 않을까

도심을 떠나지 않을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그럼에도

도심을 잠깐 걷는동안 보도블록 사이에서 꽃을 피운 민들레를 만났다.

밟히고 짖밟혀도

다시 살아나 수많은 씨앗을 생산하고 퍼뜨리는 민들레

흔해서 눈길이 덜 머무르지만

묵묵히 제자리에서

소란스럽지 않게 초지일관 자기의 삶을 살아내는 생명이 민들레다.


**

어제는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린 게 아니라

책갈피 그림을 그렸다.

책을 펼치고 읽다가 접어두면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모를 때가 많다.

해서 이런 책갈피를 하나 만들어봤다.

꽤 유용하다.





20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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