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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달샘 wisefullmoon Aug 06. 2021

올해만 두 번 퇴사

어쩌다 보니 올해 두 번 퇴사를 하게 되었다.

퇴사한 당일 그쩍 by wisefullmoon(정달샘)

좋다.

두 번 좋다.

두 번 퇴사 파티를 했다.

두 번 퇴사 축하를 받았다.


이직 후 이 회사가 아니다 싶으면 시간낭비 말고 의사 결정을 빠르게 내리라.


나는 올해 1월 31일 자로 오랫동안 몸 담았던 전 회사에서 퇴사했다. 그리고 5.21일 또 다른 퇴사를 했다.(시간의 자유를 얻었다. 대신 통장이 비었다.ㅎ)


그동안 너무 지쳐있던 상태라, 퇴사 1월 퇴사 후 3-5개월 휴식기를 갖으며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들 하며 천천히 다음 직장을 알아보려고 했는데..


나의 워커 홀릭? 병이 돋고, 포지션 제안 온 회사의 사업성이 좋아 보여서, 나의 커리어 발전에 도움이 돼 보여서, 커리어 욕심에 3월에 새로운 회사로 다시 입사를 하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 회사 입사 후 딱 5주 만에 이 회사에 퇴직 의사를 밝히고 회사의 부탁으로 3주를 더 근무를 해주고 5월 말쯤 퇴사를 했다.


참고로 수습기간 퇴사란?

수습기간 퇴사 시(보통 외국계 회사에서는 프로 베이션이라고 불리고 정규직 근로/연봉 계약서에 3개월로 명시는 되어 있지만 크게 의미는 두지 않는다) 당일 notice로도 퇴사가 가능하다. 인수인계 등의 사후적 의무도 부여되지 않는다. 사전 노티스가 불필요 하지만 나는 도의상 일주일 노티스를 주었고, 회사의 요청으로 의사결정을 잠시 홀딩하는 것 까지 포함하여 약 3주간을 더 일을 해주고 나왔다.


수습기간 퇴사라 하여 급여가 깎이거나 하지 않는다. 해당일까지 근무한 것에 대하여는 근로계약서상의 연봉 기준으로 급여 계산을 정확히 하여 지급한다.


회사 또한 수습기간 동안에는 사전 통보 없이 해고(근로기준법상 3개월 미만)를 해도 무방하다. 다만, 현저하게 업무 능력이 떨어져서 큰 실수 등을 한 경우, 회사에 큰 피해를 입힌 경우, 이력서상 사실과 다른 사항이 있는 경우 등, 객관적인 해고 사유가 있어야 추후 문제가 없을 것이다.


wisefullmoon 면접을 대하는 태도

의 면접법은 조금은 독특하다.


나는 회사를 면접한다.

내가 회사로부터 면접을 받는 것이 아니고, 나도 회사를 면접한다.


보통은 회사가 갑, 지원자는 을의 포지션을 취하는데...

나는 모두가 꼭 기억했으면 한다.

면접 시 우리는 회사와 동등하다.


면접에서 회사의 질문이 끝나면 내가 물어볼 차례다.

내 위주의 질문들을 하고 어려운 상황을 면접자들(미래 나의 동료, 상사가 될 사람들)에게 던진다. 그리고 살핀다. 이들이 나와 맞을지를. 그리고 나도 회사의 평가서를 작성한다. 일정 점수에 미달하면 나는 다음 면접은 진행하지 않는다.


물론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 입사 시에는 을의 입장을 취했다. 사실 이 시기에는 우리가 '을' 입장이 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어떤 자리든 처음으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은 감사히 여기고 들어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일정 경력을 쌓을 때까지는 존버.. 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경력이 쌓이고,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면서부터는 회사와 나는 동등한 입장이라는 전제하에 항상 면접에 응했다.


wisefullmoon의 회사 선고려 3가지(연봉/인간관계/하는 일)와 철칙


1) 연봉 : 절대로 기존 연봉보다 금액을 낮추어 가지 마라

일 좀 덜하고 돈 덜 받아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현실에서는 일이 절대로 기존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거나, 돈이 줄어든 만큼? 편한 경우는 거의 못 봤다. 경력에 맞게 연봉은 꼭 높여 가라. 추후 낮은 연봉으로 인한 스트레스 또한 점점 커져서 그 직장에 오래 머물러 있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결국은 다시 더 좋은 베네핏을 찾아 떠나게 된다.)


>> 입사 후에 일당백을 요구하더라도, 그 업무 스콥에 나의 포지션에서 하는 롤이라면 감내한다. 일이 많다 = 기회가 많다.

하지만 다른 부서의 일이거나, 어디 갈 곳이 없는 일을 개념 없이 던져 주며 push 한다면 잘 판단해봐라. 뼈와 살을 갈아가며 그곳에서 인생을, 아까운 시간을 낭비할지 말지.


2) 인간관계: 상사와 잘 맞을 것인가? 판단

사고방식이나 추구하는 가치가 비슷하면 정말 좋다.

나의 경우 가장 피하고 싶은 상사는 자기 출세에만 눈이 멀어 팀원들을 소모품 취급하고 피 빨아먹는 타입이다. 나는 같이 크고 싶은 사람들과 잘 맞는다.


>>이직하기 전에 회사 문화, 타 부서 분위기, 내가 갈 재경팀 분위기, 그리고 나의 동료 될 사람과 상사에 대하여 사전 조사(회사로 치면 일종의 레퍼런스 체크)를 많이 하려고 하는데, 결론은, '직접 들어 가봐야 안다'다. 직접 일해보지 않고서는 정말 알 수가 없다.


겉에서 보기에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남들이 좋은 회사라고 말해도, 내가 들어가서 일하는 부서 분위기, 동료들, 상사가 나와 맞지 않으면, 나에게 그곳은 안 좋은 곳이다. (그래서 나는 일단 회사에 들어간다. 그리고 5주간 평가를 한다.(회사가 3개월 수습기간/프로 베이션 기간을 두는 것처럼)


3) 하는 일 : 나의 커리어 골/패스와 맞는가?

반드시 나의 장점을 한 껏 발휘하면서 발전시키고 싶은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포지션이 어야 한다. 그래야 인정받으며, 자기 계발 및 커리어 디벨롭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야 이 포지션에 있으면서 성취감도 얻고 다음을 위한 준비도 함께 할 수 있다.


>>연봉 섹션에서도 말했듯이, 적합하지 않은 일에 본업의 시간보다 시간을 더 많이 써야 하거나 분산이 된다면, 잘 생각해보라. 시간낭비인지 안닌지.


새 회사에서 근무를 하면서 2주가 되었을 때 이미 내 평가 기준에서 fail 하는 항목들이 발견되었고, 나머지 2주는 이 fail 된 사항이 수정되는 지를 위해 이리저리 테스트를 해보았다.

작은 예를 들어 보자면, 동료 및 국외 상사들 에게,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내가 필요한 도움이나 조언 등을 요구해본다. 그리고 그들의 피드백이나 의사결정 과정을 지켜보고 평가해본다.


인사부에도 현재 내 포지션(5개월간 3명이 바뀜)에서 격고 있는 이슈를 정리해 공유해본다. 회사 차원에서도 이러한 이슈를 어떤 식으로 처리하는지 보고 싶었다. 최대한 자세히 공유했고 수정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중하게 공유했다.


공유한 재경팀 내 이슈, 애초 공지한 조직도상 문제, 업무 스콥 등 일치하지 않는 부분과, 내 평가 기준상 fail 항목 들에 대한 수정 조치가 되지 않아 나는 공식적으로 퇴직 의사를 밝혔고, 회사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퇴직을 하게 되었다.


회사의 회유에서 가계경제에 대한 두려움? 에 잠깐? 흔들 릴 뻔한 것은 사실이다. 한데, 다음 회사는 내가 은퇴하기 전 마지막 회사가 될 수도 있고, 이제는 존버 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마음 맞는 조직에 contribution 하며 일 하고 싶은 맘이 크다. (적어도 사실과 다른 job description이나 조직도를 제공하는 곳이 나의 마지막? 회사가 되지 않기를 바랐던 것 같다.)


정말로 나와 잘 맞을 회사를 위해 몇 개월 휴식기를 갖으며, 평소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고자 한다.(지난주 미술 학원에 등록을 했다. 꿈만 같다, 가족 여행도 다녀왔다. 하루 종일 음악 들으며 멍 때리기도 해 봤다.)


이직을 원하고, 현재 막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신 이웃님들에게, 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지금은 도서관이다.

읽고 싶었던 책들 맘 껏 읽다가 가려고 한다.

비록 지금은 백수이지만 이렇게 시간을 주신 것에 또 한 번 감사하다. 마구마구 감사하다.

넘나~소중한 시간!!


매 순간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그곳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면 그것이 곧, 꼭 돈이 없어도 행복한 마음 부자가 되는 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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