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 culicidae 파리목 모기과
전 세계에 약 3,500여 종 한국에는 56종이 살고 있는 곤충? 벌레?
해충의 대표주자 모기다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가을 남자도 아닌 가을 모기가 기승이다.
심지어 최근 몇 년간은 겨울에도 모기 보는 게 그리 신기 한일도 아닌지라.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 건지, 모기의 주거환경이 좋아진 건지, 모기도 환경변화에 맞춰 진화를 한 것인지
가을 모기가 풍년이다.
아직 여름옷도 다 안 치웠는데 뭐가 그리 급했는지 모기장을 걷어 치운 덕분에 요 며칠 모기 때문에
새벽잠을 설치고 있다.
새벽녘에 귓가로 앵하고 들려오는 모기 날갯짓 소리는 비행장에서 이륙하는 전투기 엔진 소리보다 더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불을 켜서 잡자니 그러면 잠이 홀랑 깰 거 같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피하자니 숨이 막히고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모로 누워서 볼따구니로 모기를 유인한 다음 때려잡는 계책을 세우곤 제갈공명도 울고 갈 유인책이라고 생각하지만 하책 중의 하책임을 깨닫는데 1분도 걸리지 않는다.
10번 중에 한 마리 잡을까 말까 한 성공률로 인해 내 볼따구니만 아프다.
손자병법에 이르길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가장 훌륭한 계책이라 했는데, 싸우고도 잡지 못했으니
인간을 모기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맞이한 아침에 볼 수 있는 모기는 두 종류이다, 내 피를 거나하게 빨고 취해서인지 무거워서인지 제대로 날지 못하는 놈 과 밤새 굶어서 독이 바짝 올라 F-22처럼 기동 하는 독 오른 모기.
피 빤 놈을 때려잡으면 너는 배불리 먹고 죽어 행복 하니라고 물어보고 싶고, 밤새 굶고 생을 마감하는 모기에겐 굶어 죽는 것보다 이 편이 덜 고통스럽지 않니라고 물어보지만, 모기 입장에서는 별 차이 없지 싶다.
그런 모기를 보면 생을 마감할 때 내 모습은 어떨지 상상해보지만 바쁜 아침에 그야말로 순간의 잡념이다.
모기와 인간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은 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보다 모기가 이 지구 상에 더 오래 살아남지 않을까? 가을 모기가 급증하고 있다는 기사도 보이고, 우리 집 애는 이제야 일본뇌염 접종을 맞고
나는 오늘도 모기장을 다시 꺼낼까 말까 고민하다가. 오늘은 모기가 없을 거야라는 헛된 희망을 품으며
밤을 맞이한다.
[사진출처: pixabay]
#모기 #가을 #곤충 #가려움 #수필 #에세이 #레이디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