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명절 증후군
어찌 보면 복받은 케이스 일지도 모른다. 민족 대이동에 동참하지 않아도 되고, 제사도 없고
그런데도 명절이 그리 반갑지 많은 않다.
결혼 전에도 집안 분위기 자체가 모이거나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모여봐야 그리 좋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장남으로써 해야 할 것(경제적인) 들을 잘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랬을지도 모르고,
결혼하고 나니 처가는 우리 집과는 반대로 모이는 걸 좋아해서 생일, 명절, 기타 등등으로 수시로 모여서 먹고 즐긴다. 즐겁긴 하지만 매번 편한 것 만은 아니다. 늘 차리고 치우는 사람은 정해져 있는 듯해 보기가 불편하고,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지도 없고 틈도 없다.
7월 중순에만 해도 올해 추석은 풍요로울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예상했던 계획들이 줄줄이 미루어지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불편한 추석이 될듯하다.
올해는 코로나19 핑계가 있지만 차마 본가, 처가 다 가지 말자는 얘기는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다녀 와야 할듯 하다.
마음 같아서는 연휴에 사무실 나와서 책이나 읽고 싶지만, 싫어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하기에
나름의 방식으로 명절을 지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