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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맥주는 맛이 없더라] 4

민족대명절 해외여행은 삼성동 출발

by 졔잘졔잘


그 날이 왔습니다. 명절이 시작되기 직전 회사는 명절을 위한 '많~~~은' 기사를 써 놓기를 당부했죠. 폭풍 같은 일이 끝나고 3일 추석 전날 우리는 시댁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1박 2일을 보내고 4일 추석 당일 점심 전 친정으로 왔습니다. 이 곳에서 또 1박 2일을 보냈죠. 친정에는 저뿐 아니라 또 다른 딸이 있습니다. 여동생이죠. 여동생에게는 남편이 있습니다. 제부죠. 제부와 남편은 한 살 차이입니다. 다행히 남편이 한 살 많습니다. 4일 저녁 온 가족이 함께 밥을 먹고 부모님이 주무신 시간에 우리는 파티를 열었습니다. 친정 엄마가 미리 해 놓은 각종 명절 음식을 안주 삼아 술을 거나하게 마셨습니다.

술 종류가 다양하죠? 각자 본인이 좋아하는 술을 말했더니 저렇게 됐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다음 날이 됐습니다. 명절 후반기의 시작이죠. 우리는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삼성동'으로 떠났습니다.


사람이 붐비는 명절이기에 우리는 삼성동에서 출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삼성동에는 도심공항터미널이 있습니다. 인천공항에 가면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다리다 보면 제시간에 들어가지 못할 듯한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삿포로행 비행기는 오후 6시 40분이고 우리는 정오쯤 나왔습니다. 하지만 짐은 삼성동에서 맡기는 게 현명할 거란 판단이었습니다.

삼성동5.jpg


삼성동에 가니 벌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 짐을 맡기면 인천공항에서는 수속 없이 직원 전용 입구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짐 보내느라 줄 서는 시간을 기다릴 수 있죠. 수속 가능한 항공사는 많지만 정해져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참고하세요

삼성동2.jpg


공항에 도착하니 세 시였습니다. 굳이 삼성동에서 출발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3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는데 이번 우리 여행의 목표는 '면세점 노쇼핑'입니다. 그래서 면세점은 쳐다보지도 않으려고 노력했죠. 남편과 공항 카페 '라그릴리아'에서 한참 수다를 떨었습니다.


-오빠, 나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어.

-헐...

-우리가 여행을 자주 가고 매일 밤 술 마시면서 허심탄회하게 하소연을 하다 본까 굳이 날 잡으면 할 말이 없는 게 사실이야.

-나에게 너무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거 아니야?

-아니야. 시끄러워. 아무튼 오빠 나는 책을 좀 읽을까 해. 오빠도 구경 좀 하고 개인의 시간을 보내.

-그래 그러자.


그렇게 우리는 공항에서 한 시간 가량 각자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스웨덴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소설을 읽었습니다. 이번 여행에 저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오직 두 사람' 등 두 권의 책을 가져갔습니다. 열흘이나 되는 명절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먼저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 표지 뒤편에는 "김일성 등 역사의 유명인사를 만나며 세계를 돌아다니던 100세 노인이 100세 생일에 또 다른 모험을 시작한다"라고 소개돼 있습니다. 실제로 첫 장부터 100세 노인은 흥미진진한 세상 여행을 떠났습니다. 한 시간 가량 정신없게 빠져들었죠. 그러다 보니 시간이 됐습니다.


이번 여행은 대한항공을 선택했습니다. 비행기를 타서도 100세 노인의 모험에 다시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다 기내식이 나왔죠. 기내식은 언제나 옳습니다.

기내식.jpg


비행기에선 늘 맥주를 마셔야죠. 그렇죠. 그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게 두 시간 반 정도 걸려 우리는 삿포로 치토세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본격 여행 정보(아까부터 계속 예고만..)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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