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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se Apr 03. 2023

달달해지고 싶다면,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2018)'

[스포주의]


진아(손예진)와 준희(정해인)는 오랜 세월 동안 알고 지낸 누나, 동생 사이다.

누나들끼리 친구이고, 동생들끼리 친구 사이인 그런 가족과도 같은 사이.

서로의 일 때문에 한동안 못 보다가,

한 건물 안에서 진아는 커피회사를, 준희는 게임회사를 다니게 되면서 우연히 그리고 갑작스레 다시 재회하게 된 두 사람이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이 둘은 더 이상 어린 시절의 누나 동생 사이만은 아님에 서로를 의식하고, 긴장하며 지내게 된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고백하고 싶지만 ‘가족 같은 사이’라는 장벽을 무너트리기엔 쉽사리 용기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 있게 되어버리는 순간순간들이 차곡히 쌓이며,

진아는 용기 내어 준희의 손을 확 잡아버린다.

더 이상은 누나, 동생 사이가 아닌 남녀 사이가 되어버린 순간이었다.     


준희를 만나기 전의 진아는.

다른 여자와 양다리를 걸친 남자친구를 원망하기보단 그 남자를 붙잡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또한 전쟁 같은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남자 상사들의 성추행쯤은 그냥 넘길 수도 있었다.

그렇게 자신의 삶과 커리어에 주체적이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자신보다 더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준희를 만나게 되면서 진아는 더 이상은 그렇게 살지 않기로 다짐한다.

진아는 점차 자신감과 자존감을 찾아가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러한 스스로의 다짐과 준희와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감정들에 매일매일이 행복한 진아였다.

그리고 자신 때문에 좋게 변화하는 진아를 보며 많이 행복했고, 진아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를 여실히 깨닫는 준희였다.

이 둘의 사랑은 점점 더 견고해져갔다.

그렇게 그 둘만이었다면 이 관계는 그 어떤 것에도 휘둘리지 않을 관계였다.

하지만 진아 엄마의 엄청난 반대, 그리고 다양한 현실적인 이유들로 절대 흔들림 없을 것 같은 견고함도 결국엔 무너져 버리고 만다.     


그렇게 이별을 선택한 준희와 진아는.

이별 후, 스스로가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아 동생의 결혼식 날.

다시 만난 둘은 아무렇지 않게 서로가 대해지지 않는다.


준희는 자신을 버린 진아에 대한 원망으로.

진아는 사랑하는 준희를 지키지 못했다는 미안함으로.     


그렇게 다시 만난 비 오는 그날.

준희와 진아는 자신들이 그때 왜 헤어졌는지를 서로를 향해 온갖 모진 말들로 잔뜩 퍼붓게 되었다.

아무렇지 않다고, 다 지난 감정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합리화했던 나날들이었는데.

서로를 원망하는 말들을 내뱉는 순간.

지난 감정이 아닌 여전히 서로를 잊지 못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순간들은 진아와 준희가 재회하게 되는 순간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아름다운 제주도의 바닷가에서 다시 뜨겁게 사랑을 다짐한 준희와 진아였다.  

처음엔 제목이 너무 직관적이라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웬걸.

내용은 제목만큼이나 더 현실적이고도 직설적이라 좋았다.

어쩌면 이 드라마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평범해서 더 감정이입이 쉬었을지 모른다.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고 긴장하는 단계.

사랑이 시작되어 열렬한 서로의 지지자가 되어주는 관계.

그와 그녀가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리고도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너랑 나라는 존재.   

이 모든 것들이 어쩌면 내 이야기일 수도,

내 연인의 이야기 일 것만 같아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곧 봄이 올 것 같은 오늘.

모두가 준희와 진아처럼 아름답고 예쁜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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