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평정심 I 글에 대한 비하인드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사실 요즘 내 마음속 최대 화두는 '평정심'이다.
요즘처럼 감정이 들쑥 날쑥인 때에,
아주 아주 평정을 잘 유지하고 싶고 때로는 집착하고 하고 있는 것도 같아 그런 마음들을 잘 이해하고 환기시키기 위해 글을 쓰려고 했었다.
그런데 때때로 처음 쓰려는 글의 의도와는 다르게 갑자기 방향이 바뀌면서 다른 주제의 글이 나올 때가 있다.
지난 '평정심 I'이 나에겐 그렇다.
'평정'에 대한 탐구를 위한 글이었는데...
갑자기 결혼의 의무, 타인에게 강요를 하지 말자 와 같은...
왜 그런 생각들이 갑자기 나왔는지... 의문이긴 하지만 저 주제들에 대한 생각도 전부터 가지고 있던 건 맞기 때문에... 저 글을 부정하거나 후회하진 않는다.
'평정심 I'에 대한 글을 쓰면서 생각들을 되돌아보고 그 나름의 평정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돌아와서 내가 원래 '평정'에 대해 쓰려던 걸 이야기하자면.
한 번씩 감정이 널뛰듯 뛸 때가 있다.
어려서를 생각해보면 내가 그렇게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꾹 참고 인내하고 조용히 감정을 삭히며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어렸기에 혈기왕성했을 것이고, 워낙 할 일이나 해야 할 일이 많다 보니 정신없이 지내서 나의 들쑥날쑥한 기복을 잘 헤아리지 못하고 넘어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어린 시절의 나를 돌아본다면 전반적으로는 평이하게 살아왔다.
그런데 요즘의 나는 정말이지 시한폭탄이다.
예민하거나 민감한 구석들이 많아졌고 그에 따라 감정의 편차도 커졌다.
그동안의 나는 사소한 일에는 감정 차가 컸어도 큰일에는 대범하게 평정을 잘 유지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모든 게 어렵고 두렵다.
나이가 들면, 좀 더 어른이 되고 지혜가 쌓여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쉬울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이가 들수록,
겁나는 것도 많아졌고
새로 시작하는 게 어려우며
처음이라는 것이 설렘보다는 주저함으로 치환될 때가 더 많다.
아직도 많이 어리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내 삶의 궁극적 목표는!
잘, 어른스럽고 지혜롭게 나이 드는 것인데.
요즘의 나는 그렇게 나이들 자질 부족인 것만 같다.
그래서 좀 걱정이 많고 머리가 복잡하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며 생각을 다잡으려 한다.
지금의 이런 나를 잘 다스리는 것부터가 잘 나이 드는 것의 출발이라고.
'평정심'을 잘 유지하며 한발 나아가자고.
사소한 일에도, 큰 일에도 감정이 들쑥날쑥 제 멋대로인 나와 나의 마음이 그 길고 긴 터널에서 언제쯤이면 빠져나올 수 있을지... 내 마음을 먼저 잘 다스리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