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해가 되었을 때 많은 다짐과 계획들이 있었다.
그것들이 다 이루어지길 바라며 희망에도 찼었고 현실적인 타협을 보는 부분들도 있었다.
늘 그렇듯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과 그렇지 못한 부분, 둘 다 있던 한 해였다.
그리고 새로 해본 일들과 매일매일 비슷하고도 같은 일상을 살아내기도 했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 긴 머리에서 중단발 머리가 되었고
가을에서 겨울의 길목에선, 앞머리가 생겼으며
겨울이 된 지금은 중단발이었던 머리가 어느새 다시 긴 머리가 되었다.
시간은 역시나 빨랐고, 머리카락은 그 세월의 속도를 온전히 담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드라마와 영화를 많이 봤던 한 해였고
예전엔 큰 감흥 없던 예쁜 카페도 더러 찾아가 봤으며
운동도 열심히 꾸준히 했던 한 해였다.
또 케케묵은 장롱면허를 다시 꺼내 들어 운전학원에서 운전연수를 받았으며,
요즘은 내가 손발을 움직여 자동차를 굴린다는 사실에 흠칫 놀라기도 한다.
올 1월 처음 브런치에서 글을 쓰게 되면서 그냥 글로써 정제되는 말과 시간이 좋았는데.
그것을 모아보니 벌써 40여 편의 글들이 되었다.
가까이서 보면 한 참 부족하고 지저분한 글들이겠지만
1년 동안 꾸준히 내 마음, 내 생각을 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내 수 많았던 시침과 분침 사이에서 결코 헛된 시간만을 보낸 건 아니란 사실에
2021년도 이만하면 괜찮다고 다독이며 잘 헤어지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