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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se Aug 10. 2021

반짝였던 여름.
미치도록 청량했던 나의 첫사랑.

[영화] '너의 결혼식' (2018)

#첫사랑이 주는 어떤 것.


사랑을 주제로 하는 영화는 많다.

그중 첫사랑에 관한 영화는 더 많다.


왜 이렇게 사랑, 사랑 중에서도 '첫사랑'이라는 소재를 주제로 삼는 영화가 많은 걸까? 생각해보면,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가 인간에게 가장 보편적인 감정이자, 

많은 이들에게 첫사랑만이 주는 함의가 분명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작품 역시 눈이 부시도록 반짝였던 첫사랑에 대한 마음을 그린 작품이다.


고3 여름, 우연(김영광)은 전학생 승희(박보영)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우연은 승희에게 끊임없이 애정을 쏟았고 그렇게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나 싶었지만, 

"잘 지내라."는 전화 한 통을 남긴 채 승희는 사라져 버린다.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우연은 끊임없이 승희의 흔적을 찾고 결국, 그녀가 입학한 대학을 알아내게 된다.

고등학교 때부터 알아주던 꼴통이었던 우연에게 대학은 불가능의 영역이었지만, 사랑 하나로, 승희와의 재회라는 목표 하나로 미친 듯 공부한다.

그렇게 그녀가 다니는 대학에 입학하게 되고 그렇게 같은 학교만 다닐 수 있게 된다면, 뭐든 순탄할 줄 알았지만 이미 승희의 옆엔 근사한 남자 친구가 있었다.


그렇게 한 발짝 다가가면 그만큼 멀어지게 되는 게 우연의 '첫사랑'이었다.


너의 결혼식_공식_영화 스틸컷


#우연은 말한다.


"어떤 인간은 말했다. 첫사랑은 사랑의 걸음마라고.
넘어지는 것을 먼저 배워야 나중에 제대로 걸을 수 있다고.
또 어떤 인간은 말했다. 첫사랑이 없는 사람은 불쌍한 사람이라고.
다 개소리다.
결국 사랑은 타이밍이다.
내가 승희를 얼마나 간절하게 원하는지 보단 얼마나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그게 운명이고 인연인 거다."


이 작품만큼 '시절 인연'이란 단어가 착 떠오르는 작품도 없는 것 같다.

모든 것들은 시기가 되어야 인연이 합해진다는 뜻으로 어떤 것이든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크게 보면 인생의 매 순간순간이 타이밍과 선택의 연속이지만 그중 사랑은 더더욱 그런 것 같다.

남녀의 모든 선택, 모든 타이밍이 맞아야 이루어질 수 있는 아주 얄궂은.... 것.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동시에 나를 좋아하여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될 확률!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으면서 더 느끼게 된다.

그 확률이 얼마나 낮은 것인지...

그러니 첫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낮은 지도 짐작이 된다.


뭐든 처음은 있다.

처음이란 뭐든 서툴고, 잘 못하고, 잘 모르며, 어렵다.

그게 첫사랑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이유이자 동시에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세월이 흘러 '첫사랑'의 의미가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는 첫사랑을 그냥 풋풋해서 아름다웠던 기억 정도로, 

서툴렀고 어렸던 시절의 추억 정도로만 의미부여를 하고 싶다.

그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에게 각각의 의미가 있을 첫사랑.

그 사랑을 내 잣대로 판단하고 재단하고 싶지 않고,

모두의 사랑, 모든 형태의 사랑, 그리고 거슬러 올라가 모두의 첫사랑을 존중하며 응원하고 싶은

'너의 결혼식'이었다. 


너의 결혼식_공식_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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