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유(35)
주말에 푹 쉬었는데. 러닝도 하고. 요가도 하고.
맛난 거 먹고. 수다도 떨고. 산책도 하고.
그런데.
아침부터 이부자리를 떨치기 힘들었다.
머리는 무겁고. 내내 몽롱한 상태.
월요병.인가. 감기.인가. 혹은 빈혈인가.
간 기능 저하인가. 갑상선 문제인가.
이런저런 이유를 떠올리다가. 이유를 찾지 못했다.
머리가 맑다는 것은.
보통 러닝하고 돌아왔을 때. 요가하고 나왔을 때. 푹 쉬었을 때.
몸이 한번 부스팅 혹은 정화된 뒤에 느끼는 건데.
주말에 뭐 그리 무리한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이렇게 붕붕 떠있는 상태일까.
이번 주. 이제 시작인데.
인체의 신비라는 게. 심신 복합적인 거라.
그리고 평범함의 상태가 얼마나 감사한지는.
'일'이 닥쳐야 안다.
친구는. 얼마 전에. 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조기 발견이라. 수술하고 항암치료 하면 된다는 건데.
주위 암환자들이 더러 보이는데도, 가까운 사람의 소식은 가슴을 덜컥 내려앉게 한다.
초기든 아니든, 항암치료하면 머리도 밀어야 한다고 하고.
본인뿐 아니라, 가족은 얼마나 놀랐을까 싶다.
부모님이 보고 싶다.
점점 연로하시는데, 한 해 한 해가. 덜컥덜컥. 늙어가시는데.
청춘은 급격한 비탈처럼 성장하고 무르익는데,
나이듦은 계단식으로. 어느 순간. 불쑥. 깜짝 선물처럼. 갑작스런 처단처럼. 주어진다.
나이 드는 것. 괜찮은 건가.
괜찮지 않아도.
피할 수 없는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