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와 명상(8)
잠을 무겁게 잤다. 어젯밤엔 와인을 마시지 않았고. 뇌가 숨을 쉬는 느낌. 같은 것이 들었다. 이렇게 잠이 달 때는 조금 더 몸을 뉘어야지. 어김없이 새벽 5시에 눈을 떴지만. 명상음악을 좀 틀어놓고. 반수면 상태에 빠졌다. 그래도 가야지. 요가하러. 평소보다는 20분 정도 늦은 시각이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아침. 비가 살짝 세상을 스쳤다. 촉촉한 세상. 짙게 뭉클한 하늘. 나의 아침은 이렇게 성취로 시작한다.
(아쉬탕가 마이솔 수련은 자신이 요가원에 도착하는 대로 시퀀스를 시작합니다. 저는 보통 명상, 호흡명상 후 프라이머리 시리즈를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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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주. 파리브리타, 비틀기. 아쉬탕가 스탠딩 자세엔 짝을 지은 자세들이 있다. 정자세를 하고, 그대로 몸을 비틀어 동작을 이어가는 식이다. 삼각자세,라고도 하는 웃티타 트리코나아사나가 그렇다. 다리는 어깨너비 1.5배쯤(많이 넓지는 않다) 오른쪽 발바닥을 오른쪽으로, 왼쪽 발바닥을 45도 정도로 안쪽으로. 양손은 넓게 펼친다. 오른손이 오른쪽 다리 쪽으로 내려가 엄지발가락을 고리 걸어 잡는다. 시선은 왼손 끝. 다리 안쪽, 바깥쪽 옆구리가 펴지는 느낌이 상당히 시원한다. 호흡 다섯 번. 상체 들어 올리고 반대쪽.
양쪽이 다 끝나고 나면. 이제 파리브리타(B)-. 왼손바닥이 오른쪽 다리 바깥쪽으로. 비틀기 자세다. 시선은 오른손 끝. 균형 잡는 것이 처음엔 생각보다 쉽지 않다. 골반 양쪽이 수평이 되도록 맞춰준다. 오른쪽 골반을 더 뒤로 밀어준다는 느낌. 호흡 다섯 번. 상체 들어 올리고 다리 모양 바꿔 반대쪽.
파르쉬바코나아사나. 한쪽 다리를 접어서 내려가 측면을 늘려주는 동작에서도. 파리브리타, 비틀기 자세가 짝으로 있다.
비틀기 자세는 정자세보다는 좀 어렵다. 허리나 등, 골반의 유연함 같은 것들이 더 필요하다. 균형을 잃게 되기도 하는데 여기서도 믿어야 하는 건 나의 호흡, 그리고 또 하나 시선이다.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고를 놓치지 않으며 자세를 더 완전하게 취해보려 조금씩 움직여본다. 시선은 손 끝을 놓치지 않는다. 완전하게 비틀기 위해선 허공에 있는 손의 방향성이 지표가 된다. 물론 과하면 흔들리고 넘어진다. 비틀기 자세는 내부 장기도 많이 자극한다. 소화가 안되거나 할 때는 서서 혹은 앉아서 하는 비틀기 자세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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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주. 파리브리타.. 자세는 조금 더 나아가는 느낌이 든다. 정자세는 충분히 완성을 했고, 변주를 통해 새로운 아사나를 완성한다. 자극점도 다르다. 매번 반복해도 매번 완벽하게 하기가 쉽지는 않다. 프라이머리 시리즈 앞쪽에 위치해 있는 자세들도. 선생님이 자주 핸즈온을 해주시는 부분이다.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라도 변주.를 넣어보고자 하는 것은. 조금 더 나아가고자 함이겠지.
팀원이 충원될 거 같다는 얘기를 듣고. 어쩐지 조금 심란한 마음이었는데. 결과적으론 좋은 변주이리라.는 생각을 꺼내본다. 새로운 자극과 지원군이 되어주기를.